유럽명문축구팀들의 집합체인 G14과 갈등을 빚고 있는 셉 블래터 FIFA(국제축구연맹)회장이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즈에 직접 칼럼을 기고해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의 유망주들을 무분별하게 값싼 가격으로 스카우트해왔던 유럽축구팀들을 맹비난했다.
***유럽구단에서 낙오된 제3세계 유망주는 사실상 불법체류자**
블래터 회장은 "유럽 부자구단들은 축구경기의 고결함보다 구단수익을 더 먼저 고려하고 있다. 나는 부자구단들이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의 촉망받는 유망주들을 스카우트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블래터 회장은 "유럽명문구단들은 후진국의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경제적 목적으로 스카우트하는 新식민지주의자들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래터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돈만을 쫓던 선수들은 트러블에 빠지게 된다. 축구스카우트 시장은 순수함과 고결함을 찾아 볼 수 없는 미화된 인간시장이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래터 회장은 또 "나는 해외선수들이 뒤범벅이 된 잉글랜드 부자구단들의 선수스카웃 풍조에 혼랍스럽다"고 꼬집었다.
블래터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수 많은 해외스타들이 모여있는 잉글랜드를 비롯한 유럽명문축구팀들과의 오래된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명문축구팀들의 무분별한 제3세계 유망주 스카우트는 사실상 축구계에서 오랫동안 안고있던 문제였다. 유럽연합은 이미 제3세계에서 온 몇몇 어린 선수들이 유럽구단 성인팀에 오르지 못하고 마치 불법체류자처럼 거리에 버려지고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
***나이지리아 축구협회 "에이전트와 노예계약은 하지 말라"**
하지만 제3세계의 축구선수들은 유럽구단들에 입단할 수 있는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는 현실이다.
AP 통신은 17일 세 명의 동생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유럽무대로의 진출을 꿈꾸는 16세 나이지리아 축구선수 피델리스 오푸투를 통해 제3세계 선수들의 유럽진출과정을 소개했다.
오푸투는 "내 희망은 오직 유럽팀에 입단해 축구를 통해 나와 내 동생들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계약조건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가난에 쪼들리고 있는 현실보다는 낫다"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축구협회의 삼 칼루 대변인은 "선수들은 항상 수입이 좋은 곳을 찾아 떠날 것이다. 우리는 국내리그에서 더 많은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고싶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국내리그는 재능있는 선수들에게 충분한 돈을 줄 만큼 경제력이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칼루 대변인과 나이지리아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나이지리아의 젊은 선수들에게 에이전트를 통해 노예와 같은 계약을 하지 않도록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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