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세계최대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 소유의 영국 위성 TV사업자인 BskyB에게 프리미어리그 독점중계권을 3년간 10억2천만파운드(한화 약 2조1천1백억원)에 판매했던 프리미어리그와 소속구단들이 위기에 빠졌다.
EU(유럽연합)가 독점중계권 판매를 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한편 BskyB는 독점중계권이 아니면 중계권료는 줄어 들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와 구단들로서는 EU의 지적을 받아들이면 되지만, 중계권을 독점으로 특정 방송사에게 줬을 때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매력때문에 고민에 빠져있다.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파장, 구단수익에 영향**
마리오 몬티 유럽경쟁위원회 커미셔너는 유료TV인 BskyB가 향후 3년간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독식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며 방송시장의 경쟁적 발전에도 저해가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몬티는 이런 이유로 BskyB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인 BBC와 ITV도 일정 부분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나눠갖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프리미어리그 독점중계권을 미끼로 유료시청자를 확보하려는 BskyB의 실질적 오너인 루퍼트 머독은 지난 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EU의 뜻대로 다시 계약을 하게되면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중 절반은 파산할 것이다”라며 엄포를 놓았다.
루퍼트 머독의 아들이자 BskyB의 사장인 제임스 머독도 “독점중계가 아니라면 중계권료는 매우 적게 책정될 것”라며 중계권료 인하를 시사, 프리미어리그측과 구단들을 당혹케 하고 있다.
***선수 스카웃부터 난항에 직면할듯**
내년부터 시작되는 BskyB의 프리미어리그 독점계약으로 돌아오게 될 엄청난 수익을 기대했던 구단들은 프리미어리그가 정반대 입장에 서있는 EU와 BskyB를 조율할 수 있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들은 프리미어리그가 EC와 내년 1월 선수이적시장이 열리기 전까지 빠른 결정을 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계권계약의 내용이 바뀌어 구단수익이 줄어든다면 선수 이적에 많은 돈을 쏟아붓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타임즈(FT)지는 15일(현지시간) 20개 프리미어리그 소속 구단사장들은 TV중계권료 수익감소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이는 EU 요구에 대한 대응방안을 찾기 위해 16일 회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프리미어리그 관계자들을 인용해 “구단, 방송사, 팬들, EU간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해 균형감있는 결정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희생이 없는 한 이번 프리미어리그 중계권료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축구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프로스포츠 최고의 수익원인 TV중계권료라는 ‘달콤한 꿀단지’에 프리미어리그가 빠져 허우적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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