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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골든글러브상, 차라리 이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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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골든글러브상, 차라리 이름 바꿔라

[프레시안 스포츠] 美-日 프로야구 제도 참조해야

11일 일본행을 공식선언한 이승엽의 마지막 수상으로 관심을 끌었던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예년과 다름없이 수비가 뛰어난 선수들이라기보다는 공격이 뛰어난 선수들을 위한 자리가 됐다.

그해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뽑는 일본프로야구의 '베스트 나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지금까지 명칭과 수상선수들의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골든글러브'라는 본연의 의미를 살려주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실버 배트에 대항해 1957년 제정된 MLB 골드글러브상 **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능력이 뛰어난 선수에게 수여하는 골드글러브상은 1957년부터 스포츠용품사인 롤링스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1956년 롤링스의 홍보담당 부장 엘머 블래스코는 83%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자사의 글러브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접했다. 또 블래스코 부장은 이미 메이저리그가 최고의 타자에게 실버 배트를 수여하고 있는 점에 비춰 롤링스 골드글러브상을 만들어냈다.

이후 골드글러브상은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포지션별 수비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하나의 잣대가 돼 왔으며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야구에 있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수비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역할을 했다.

골드글러브상의 제정으로 3루수비의 교과서인 브룩스 로빈슨, 투수부문의 짐 카트, 유격수 아지 스미스는 수비스타로서 크게 인정받았다.

***최고선수 선정으로 굳어진 국내프로야구의 골든글러브**

하지만 1982년 시작된 한국의 골든글러브상은 이름과는 달리 공격력에 초점을 맞추는 실수를 범했고 1984년부터는 수비는 하지도 않는 지명타자에게까지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비록 역대 골든글러브상 수상자 중에서 김재박(현대 감독)을 비롯해 수비에 뛰어난 선수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타격성적에 따라 수상자가 결정되는 일이 많았다.

투수부문에서도 골든글러브상의 문제점은 여실히 드러났다. '제5의 내야수'로서의 수비력보다는 다승, 방어율, 세이브 등 투수성적에 따라 투수부문 골든글러브상이 결정됐다.

투구 후 수비동작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송진우가 지난 해 다승, 방어율 부문에 각각 2위에 랭크되자 뒤늦게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골든글러브 자체 의미 살려야 한다**

물론 미국이나 일본에도 투표를 통한 골든글러브상 수상자가 수비력보다는 선수 명성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문제를 야기시켰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 1999년 1루수로서 28게임만 출전했던 라파엘 팔메이로(텍사스)가 1루수 부문 골드글러브상을 받아 크게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국내상황과 다르다. 일본은 '수비력' 중심의 골든글러브에 비해 '개인성적'을 크게 반영하는 '베스트 나인'이 있어 선수들의 수비와 공격에 대한 평가를 나눠서 하고 있으며 미국도 골드글러브상 자체 의미를 훼손시키지 말자는 견해가 지배적이어서 수비력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골드글러브상을 수상하는 경우를 최소화시키고 있다.

22년 동안 잘못된 관행으로 골든글러브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던 국내프로야구는 이제 선택을 할 때가 온 것같다. 만약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최고스타선수들이 모두 참가해 프로야구계 전체의 한 시즌을 마감하는 의미를 줘야 한다면 명칭을 과감히 바꾸고 대신 골든글러브상은 철저한 수비력위주의 평가로 진정한 수상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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