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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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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26>

남녀 사귐의 338원칙에 대해

신문에서 결혼중매회사의 전문가가 쓴 글을 읽었는데, 그는 남녀의 사귐에 있어 338원칙이란 것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었다. 읽어보니 그 나름으로 대단히 타당성이 있는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양오행의 견지에서 봐도 충분한 근거가 있는 주장이라 오늘의 주제로 삼았다.

338원칙이란 남녀가 처음 만나서 3주가 지나면 손목을 잡고, 다시 3주가 지나면 첫 키스를 나누고, 그로부터 다시 8주가 지났을 때 섹스를 하면 정상 코스이며, 결혼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이 글을 읽고 추산해보니 참으로 옳구나 싶어, 역시 전문가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문가의 얘기로 이 기간을 질러서 성급하게 돌진하면 상대로부터 거부 반응을 불러일으켜 실패하거나 또 너무 늦어지면 상대로부터 관심이 없구나 하는 오해를 받기 쉽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로 급한 쪽은 남자가 된다. 여자가 주도하면 남자로부터 이른바 헤픈 여자, 값싼 여자라는 인상을 줄까 봐서 여자는 기다리는 전략을 택하게 된다는 나름의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 338원칙은 음양오행에 기초한 명리학에서 남녀의 사귐을 평가하는 기법과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3 +3 +8은 14 가 되니 결국 14주 만에 두 남녀가 섹스를 하면 정상이라는 것인데, 필자는 이를 긍정하면서도 스피디한 요즘 젊은이들의 진도(?)가 필자의 젊은 시절과는 너무나도 격세지감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338원칙도 시대 유행과 맞물려 있다는 생각이다.

14주라 하면 날수로 91일이 되고 간단히 말하면 3개월이란 얘기이다. 이는 일년 4계절의 한 계절에 해당되는 기간이다. 필자는 남녀의 사귐에 대해 명리학적인 견지에서 조언할 때, 남녀는 만나서 6개월, 즉 두 계절, 일 년의 절반을 지나봐야 서로가 인연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얘기를 빠뜨리지 않는다. 남녀가 만나서 6개월까지는 정염(情炎), 즉 욕망의 불꽃에 의해 이어질 수 있지만, 그 이상 사귐이 이어지려면 정염만이 아니라 진정한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이 계절의 순환에서 오는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얘기이다. 음양오행 역시 본질은 태양의 순환, 즉 지구의 태양 공전에서 야기되는 변화를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해 길이의 길어짐과 짧아짐, 그리고 지구의 자전에서 생겨나는 낮과 밤의 순환이 결국 음양오행인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계절이 바뀌면 신체적인 생리와 정신, 정서 등이 변하며, 그에 따라 겨울에 만났으면 서로가 관심이 없을 사이도 계절이 변하면 흥미가 생기는 것이다. 남녀의 사귐이란 그 출발에 있어서는 이성에 대한 성욕을 전제로 한다. 사람의 사주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자.

그 사람이 겨울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태어난 일간(日干)이 물이라면 성욕은 불이 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지금 겨울에 어느 이성을 만났을 경우, 겨울은 수기(水氣)가 강한 계절이고 반대로 화기(火氣)는 대단히 약할 것이다. 그런 경우 소개를 받았든 우연히 만났든 간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성에 대한 욕망이 약한 계절인 탓이다.

이것을 두고 서로 인연이 아니다 또는 아직 인연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봄이 되어 우연히 같은 이성을 마주치게 되었는데, 갑자기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계절이 변하여 봄이 되면 나무의 기운(木氣)이 강한 달이기에 그런 것이다.

목은 화를 생하니(木生火), 그 사람의 성욕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화기가 강한 계절은 아니므로,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는 것보다는 흥미가 일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때 상대방도 겨울에는 이성에 대한 욕구가 약해지는 사람이라면 봄이 되어 마찬가지로 흥취가 살아나고 있을 것이고 이에 따라 두 사람은 사귀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는 두 사람의 생리적 정서적 사이클이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이클이 일치하고 있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두 사람이 이른바 인연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결국 궁합이 맞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사주-사주란 결국 그 사람의 체질과 정서, 성향, 개성, 취향 등을 말해주는 유전 코드와 유사한 것이다-가 무한대로 다양하기 때문에 이상형을 만날 확률은 거의 로또 당첨과 같아서 서로가 어긋나기도 하고 사귀다가 헤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다시 돌아가서 아무튼 두 사람이 봄이 되어 춘심(春心)이 동해서 만나서 사귀게 되었다고 할 때, 앞의 결혼 전문가 말은 14주, 즉 3개월이면 본격 진도를 나가는 것이 이상적이라 했는데, 참 옳은 말인 것이 봄에 만난 사랑은 여름이면 치열해지는 법이니 말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백일 반지라는 것이 유행하는 것도 백일이면 결국 세 달이고 한 계절을 넘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람의 체질이나 성향에 따라 양력 2월인 초춘에 춘심이 동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3월이 되어야 동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14주, 즉 3개월을 지나면 계속 사귀느냐 마느냐를 가름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전혀 아니라면 3개월은 고사하고 한 달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니 백일이 지나면 서로 대견해서 반지를 커플링으로 장만해서 끼고 다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전문가 말씀에 하나 빠진 것이 있다. 봄, 가령 4월에 만났다고 하면 7월에 가서 두 사람 사이가 급 발전을 보이는 것이 정답이지만, 문제는 10월이 넘어가야 두 사람 사이가 정말 맺어지느냐의 여부가 일차적으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인연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첫 시금석은 만난지 6개월이 되는 시점이다. 더러 6개월도 되기 전에 결혼식으로 골인하는 커플들도 많은데 이는 대단히 위험하다. 어느 일방이 해외 유학 중이라 여름 방학을 이용, 귀국하여 선을 보고 그런대로 마음에 들면 결혼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는데, 상당한 도박이다.

왜 6 개월인가? 그간 이 칼럼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한 적도 있는데, 이를 충운(衝運)이라 한다. 충운이란 어떤 일이 있은 후 6을 지나 7에 가서 만나게 되는 반대 흐름을 말한다. 닷 설명하면, 약동하는 봄에 만나서 사랑을 꽃피웠다면 낙엽 지는 가을에 가서 두 사람의 사랑도 시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충운이다.

4월에 만나서 좋아졌다면 10월이면 갑자기 시큰둥해지는 시기가 오게 되어있다. 대개 그 시기가 되면 갈등이 생겨서 한번쯤은 싸움을 하게 되는데, 이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이 충의 작용은 반드시 만 6개월이 지났을 때 나타나는 운의 작용이 아니며, 짧게는 12시간(6시진), 6일, 그리고 길게는 6년이 지나도 나타난다.

가령 두 남녀가 처음 만나서 서로 호감을 가졌어도 12시간(하루의 절반)이라는 최초의 시금석을 지나서도 호감이 유지된다면 일단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는 또 다시 6일이라는 시금석을 거쳐야 한다. 그러니 처음 만난 후,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다면 그것은 아닌 것이다.

그리하여 두 남녀가 사귀게 되고 338원칙에 의거하여 3개월까지 진도가 순조롭게 나갔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 3개월까지는 여전히 풋풋한 감정일 것이고, 감미로운 여운이 도는 기간이지만, 3개월이 지나면 치열해지고 어떤 면에서는 끈끈해지기 시작한다. 여름을 상상해보라, 여름은 바로 욕망의 불꽃이 치열한 계절인 것이다.

그리하여 서로에 대한 독점을 주장하면서 간섭하기 시작하니 끈끈한 것이고, 만나면 감미롭기 보다는 뜨겁다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카페에서 만나 차를 마시기보다는 후미진 곳에서 스킨십을 나누거나 아니면 러브 모텔로 숨어든다.

그러고 보니 요즘 젊은이들의 성 모럴은 이런 셈이다. 6주가 지났을 때 키스를 한다고 하니 키스 정도는 좀 진지한 사이라면 으레 나눌 수 있는 것이며, 14주가 되어 섹스를 하느냐 마느냐의 단계에서 끝을 내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다고 볼 수 있다.

3개월이 지나 심각한 사이로 발전하지 못했다면 아닌 것이다. 그러니 요즘 젊은이들이 과거에 비해 스피디하긴 하지만, 성관계까지를 서구마냥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엿보게 한다. 다만, 혼전 순결이라는 개념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사라졌음이 분명하다. 사실 혼전 순결은 여자를 밑으로 보던 시대의 유풍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의 젊은 시절 연애 풍속을 얘기하면, 만나서 3개월이 되어야 손목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러니 당시의 손목잡기는 지금의 섹스와 거의 등가인 셈이다. 필자보다 앞의 선배들은 손목주면 다 준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허튼 소리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더 오랜 세월 전에는 손수건을 주면 다 준 셈이었다. 윤형주의 ‘하얀 손수건’이라는 노래가 그래서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최초로 본격적인 시련이 닥치는 6개월의 고비를 넘기면, 비로소 진한 키스를 나눌 수 있었는데, 이는 사실 결혼을 약속하는 거와 같은 행위였다.

338리듬이 아주 정상적인 것이라고 그 결혼 전문가가 말을 하니, 사실일 것이며 세태를 잘 반영하고 있는 말일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338리듬에 따라 남녀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야 좋지만, 문제는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6개월이 지난 뒤에 가서 결정하라는 것이 필자의 조언이다.

6개월이 지나면 일시적인 충동 또는 계절적 충동은 사라지게 된다. 다시 말해 정염(情炎)이 사라지게 된다. 그런 연후에도 여전히 만나는 것이 즐겁고, 떨어져있으면 보고 싶고, 만나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다면, 그것은 정염(욕구의 불꽃)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 애정이 싹터있는 것이다. 그리고 결혼은 결국 애정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정염은 만물의 암수가 지닌 기본 욕구이지만, 애정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남녀가 서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이성(理性)적 배려도 포함하는 강렬한 결속인 것이다.

우리의 이혼율이 무려 47.38%에 이른다고 한다.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은 애정이 아니라 정염이나 여타의 동기에서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수억씩이나 들여서 결혼식을 치르고, 아기까지 낳았다면 사이좋게 잘 살면서 그 아기를 훌륭한 성인으로 길러내어야 개체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또 아이들이 잘 자라야 사회도 안정되고 나라의 장래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 그 출발점은 정염(情炎)이나 신분 상승 등의 다양한 동기보다는 진지한 애정이 되어야 하며, 이를 일러 음양조화라고 한다. (장난기를 좀 부리면 修身齊家治國平天下에 대한 새로운 해석 버전이 나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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