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권자들은 지난달 중간선거 때의 '반(反)공화' 표심에서 이미 나타났듯이 오는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길 바라지만 정작 민주당 내 가장 강력한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뉴욕) 상원의원의 대통령 당선은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클린턴 의원은 민주당 대선주자 가운데 79%의 지지율로 앨 고어 전부통령(74%), 존 에드워즈 (노스캐롤라이나) 전 부통령 후보 (65%), 전 대통령 후보인 존 케리 (매사추세츠) 상원의원(58%), 정치 신인 배럭 오바마(일리노이) 상원의원(54%)에 비해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그는 공화당 존 매케인 (애리조나) 상원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는 36%대 50%로 밀렸다. 힐러리는 아직 전국 지명도가 없는 공화당 밋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42%대 36%로 겨우 앞섰다.
이같은 결과는 클린턴의 당내 영향력에도 불구, 본선 경쟁력은 의문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 주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2008년 어느 정당이 이기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49%, 공화당 41%로 나타나 강한 반(反)공화 정서에 못지 않게 '대통령 힐러리'의 출현에 대한 우려와 반발도 크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힐러리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가상 대결할 경우 매케인 보다도 그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아직 대선 채비를 본격화하지 않았음에도 이 신문은 물론, 워싱턴포스트-ABC 조사에서 각각 86%대 65%, 34%대 26%로 매케인을 앞서는 등 공화당 대선 주자 중 공히 선두를 차지했다.
그는 9.11 테러 후 탁월한 지도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동성결혼, 낙태 등에 보다 유연한 입장을 갖고 있는 점이 장점이다.
반면 매케인은 테러 수용자 법안 등과 관련, 초당파적 노력을 벌인 점을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현재 힐러리-매케인-줄리아니의 3강 구도 속에서 민주당은 대선 승리를 위해 힐러리를 갈아치워야 할지 계속 고민할 것으로 예상되며, 72세의 고령인 매케인은 10살 연하인 줄리아니 전 시장과의 버거운 싸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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