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경기에서 상대팀의 패스의 흐름을 차단하면서 실책을 자주 유발시키는 수비를 일컫어 '질식수비(Suffocating Defence)'란 말을 쓴다. 밀착마크로 슛 찬스나 쉬운 패스를 허용치 않아 마치 상대팀을 질식상태로 몰아간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28일 펼쳐진 2003 우리은행배 농구대잔치 결승에서 선수층이 두터운 연세대는 3쿼터 초반 상무의 공격을 '질식수비'로 무력화시키며 승기를 잡아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주전들의 출장시간이 많아 후반에 체력문제를 겪었던 상무는 3, 4쿼터에서 연세대의 타이트한 수비를 뚫지 못해 2002~2003 농구대잔치 결승에 이어 또 다시 연세대에게 무릎을 꿇었다.
연세대는 대회 MVP에 뽑힌 방성윤이 고비 때마다 39득점을 몰아 넣었고 중앙대와의 준결승전에서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했던 하승진이 19득점에 12리바운드를 얻어 내며 '키 값'을 톡톡히 했다.
하승진의 위력은 '골밑수비'에서도 두드러졌다. 하승진은 상무 센터 이규섭을 효과적으로 수비했으며 상무 선수들이 간간이 빠른 드라이브 인으로 득점에 성공했지만 하승진이 버티고 있는 연세대 골밑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연세대 김남기 감독은 하승진이 벤치를 지킬 경우 백업센터 김종완을 기용하지 않고 전정규, 이정석, 양희종, 김태술 등 빠른 선수들로 구성된 '스몰 라인업'을 사용하며 상무의 속공을 무디게 했다.
특히 삼일상고 시절부터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1년생 포워드 양희종(16득점)은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에다 정확한 중거리슛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에 한 몫을 했다.
반면 상무는 이규섭(29득점), 조상현(24득점)이 맹활약했지만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3쿼터 연세대에게 역전을 허용한 뒤 상무는 공을 받아주는 선수들의 몸놀림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상무는 포인트 가드 임재현이 분전하고 3쿼터부터 3점슛에 일가견이 있는 성준모까지 투입해 역전을 노렸지만 경기를 뒤집는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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