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잔류와 빅리그 진출을 놓고 망설였던 일본의 마쓰이 가즈오가 18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쓰이 가즈오는 FA선언 직후부터 미국언론으로부터 일본 최고의 야구선수라는 찬사를 들을 정도로 관심이 대단하다. 대다수 미국 프로야구 구단들이 스토브리그에서 긴축정책을 표방하며 무리하게 FA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상황을 감안했을 때 메이저리그에 불고 있는 ‘리틀 마쓰이’ 열풍은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미국 야구계는 ‘리틀 마쓰이’ 열풍이 노모,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로 이어지는 일본프로야구출신 선수들의 잇따른 성공과 메이저리그의 일본특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주목된다.
***메이저리그 일본특수의 핵심은 TV중계권료**
노모, 사사키의 성공에 이어 일본프로야구의 슈퍼스타들이었던 타격천재 이치로와 괴물타자 마쓰이 히데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이뤄지자 메이저리그가 일본프로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이제 일본프로야구를 단순히 메이저리그보다 수준히 낮은 리그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국제화 전략에 전진기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메이저리그엔 중남미 출신 스타급 선수들이 대거 활약하고 있지만 일본과 같은 경제적효과를 낼 수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일본특수는 일본기업들의 스폰서십과 기념품판매도 한 몫 했지만 사실상 TV 중계권료 판매가 핵심요소였다.
메이저리그는 2003년 일본 덴쯔사와 6년간 2억7천5백만달러에 달하는 TV 중계권료 계약을 했다. 일본 최고 명문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마쓰이 히데키가 뉴욕 양키즈에 입단 하면서 예견됐던 메이저리그 TV 중계권료 폭등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덴쯔사가 메이저리그와 중계권계약을 할 때 이미 마쓰이 가즈오의 메이저리그 진출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올 지경이었다.
뉴욕양키즈와 플로리다간의 2003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마쓰이 히데키를 보려는 일본야구팬들의 관심은 극에 달했다. 일본내 월드시리즈 1차전의 시청률은 20%로 약 7백60만 일본가구가 이 경기를 지켜봤다. 이는 미국내 월드시리즈 1차전 시청률인 11%를 훨씬 능가하는 수치였다.
***일본타자들의 메이저리그 성공사례 ‘리틀 마쓰이’ 열풍 가속화**
이처럼 일본이 메이저리그에 엄청난 경제효과를 줄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어쩌면 마쓰이 가즈오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경제효과외에도 마쓰이 가즈오는 일본프로야구 출신스타들이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두며 일본프로야구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크게 이득을 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타자로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해 좋은 성적을 기록한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는 ‘리틀 마쓰이’에 대해 미국프로야구가 신뢰를 갖게 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리틀 마쓰이의 포지션은 어디인가?**
현재 마쓰이 가즈오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뉴욕 양키즈, 뉴욕 메츠, LA 다저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보스턴 레드삭스, 애너하임 에인절스 등이다.
이들 구단들은 ‘마쓰이 가즈오가 교타자인 이치로에 장타력을 더했으며 마쓰이 히데키보다 다재다능하다’는 주변의 평가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즈는 18일 “이들 구단들 중 일부는 마쓰이 가즈오의 원래 포지션이 유격수 대신 다른 포지션으로 뛰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양키즈는 주전 유격수 데릭 지터가 버티고 있는 상황이어서 마쓰이 가즈오가 알폰소 소리아노 대신 2루를 맡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도 프랜차이즈 스타인 유격수 노마 가르시아파라를 트레이드 하지 않는 이상 마쓰이 가즈오가 유격수로 뛰기는 힘든 상황이다. 양키즈나 보스턴만큼 확고하지는 않지만 뉴욕 메츠도 특급 유망주 호세 레이에스에게 유격수 자리를 주기 위해 마쓰이 가즈오를 영입하면 2루수로 돌릴 것으로 관측된다.
마쓰이 가즈오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내가 (유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을 맡게 된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 유격수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바 있다.
메이저리그 일본특수와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 등 일본프로야구 스타들의 성공사례를 등에 업고 있는 마쓰이 가즈오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저울질은 이제 막이 오른 셈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