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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가리아 "멕시코서 못가린 승부 겨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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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가리아 "멕시코서 못가린 승부 겨루자"

[프레시안 스포츠] 커버플레이 통한 중원장악이 관건

1986년 6월 6일 멕시코 올림픽 경기장.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펼쳐진 불가리아와의 월드컵 예선전에서 한국은 스피드와 투지를 앞세워 1대1로 비겼다. 한국축구로서는 월드컵무대에서 처음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순간이었지만 경기내용을 고려하면 많은 아쉬움을 남긴 한판이었다.

'오만 쇼크'로 위기를 맞으면서 '해외파'를 대거 소집한 한국대표팀은 18일 상암경기장에서 불가리아와 1986년 월드컵에서 못가린 승부를 판가름낼 예정이다. 86년 월드컵 당시 불가리아 대표 선수였던 플라멘 마르코프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불가리아와의 경기는 팀 분위기 쇄신을 노리는 '코엘류호'에겐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쓰리백 전술 커버플레이로 뒷받침해야**

한국대표팀은 불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해외파 공격수를 축으로 하는 빠른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수비에서는 쓰리백 전술을 새롭게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공격에 있어 한국팀은 골 감각이 살아나고 있는 안정환과 K리그 득점왕 김도훈 등을 최전방에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박지성이 전체공격을 리드하고 발빠른 이천수와 차두리가 불가리아 수비진을 뒤흔드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한-일 월드컵에서 사용했던 쓰리백 전술로 전환한 한국대표팀의 수비진은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홍명보가 나간 이후 한국팀의 수비를 책임졌던 유상철, 몸 싸움에 강한 박재홍과 이상헌으로 짜여질 전망이다.

비록 불가리아의 떠오르는 스트라이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부상으로 결장하긴 했지만 빠른 패스를 바탕으로 조직적인 플레이를 전개하는 불가리아를 상대하기 위해선 쓰리백 뿐만 아니라 김남일, 이영표, 송종국이 적절한 커버플레이로 빈 공간을 줄이고 공격수를 압박해야 한다.

한국이 적극적인 커버플레이로 패스 워크가 뛰어난 불가리아의 '중원사령관' 다니엘 보리미로프를 비롯한 불가리아의 패싱게임을 차단한다면 한국 특유의 빠른 공격이 살아날 수 있지만 반대상황이 되면 고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코엘류호 새로운 항로 찾을 수 있나**

1994년 스토이치코프, 레치코프 등을 앞세워 미국월드컵 4강에 올랐던 불가리아축구는 이후 침체기를 겪으며 유로 2000과 2002년 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하는 등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절치부심하던 불가리아는 2002년 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한 직후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인 플라멘 마르코프를 대표팀 감독으로 불러들였다. 탄탄한 미드필드를 축으로 조직적인 패싱게임을 즐기는 마르코프 감독은 베르바토프, 스틸리안 페트로프, 토도로프 등 젊은 피 수혈에 성공해 유로 2004 예선에서 벨기에, 크로아티아를 따돌려 일찌감치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베르바토프, 페트로프 등이 빠져 최정예 멤버는 아니지만 불가리아의 마르코프 감독에겐 한국축구에 남다른 기억이 있다.

86년 월드컵에서 불가리아는 전 대회 우승국 이탈리아와 무승부를 기록해 한국을 이기면 쉽게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불가리아는 '1승의 제물'로 생각했던 한국과 비겼고, 한국전에 뛰지는 않았지만 불가리아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마르코프 감독도 믿을 수 없는 결과에 낙담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불가리아는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진출했지만 홈팀 멕시코에게 무릎을 꿇었다.

지난 1986년 월드컵 불가리아전은 국내 스포츠역사상 최고의 TV시청률인 80%를 기록했을 만큼 초미의 관심사였다. 한국은 전반전 불가리아에게 선취점을 내줬지만 후반 24분 교체멤버로 투입된 김종부가 절묘한 슛을 성공시켜 무승부를 이뤘다. 몇 번의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는 했지만 불가리아전이 끝난 뒤 외신은 한국축구의 가능성에 주목한 바 있다.

17년전 불가리아전에서 투지와 팀워크를 앞세운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무대에서 첫 포인트를 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18일 펼쳐지는 불가리아와의 평가전이 베트남, 오만 등에 잇따른 패배를 당해 삐걱거렸던 코엘류호에게 새로운 항로를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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