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反도핑기구(이하 WADA) 위원장 딕 파운드가 메이저리그의 약물규제 정책을 맹비난했다.
딕 파운드 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메이저리그의 약물규제 정책은 진정으로 약물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보다는 홍보효과의 측면이 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미국언론들로부터 메이저리그의 약물규제 정책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온 딕 파운드 위원장의 비난발언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사면초가'가 된 셈이다.
***메이저리그의 약물복용선수 제재는 너무 미약**
캐나다 변호사 출신으로 미국 아마추어 스포츠와 프로리그의 약물규제 정책에 반기를 들어 온 딕 파운드 WADA 위원장은 "메이저리그의 약물규제 정책은 운동능력향상제 퇴치 노력에 대한 모욕이며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또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가 왜 더 많은 도핑테스트를 하지 않았는지 의아하며 메이저리그의 도핑테스트는 오직 스테로이드에 관한 것일 뿐 선수들이 규칙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나머지 약물들은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13일 메이저리그가 발표한 약물규제 정책의 주요 내용은 스테로이드 약물에 양성반응이 처음 나오면 치료를 해주고 다시 약물복용사실이 드러나면 15일 출장정지 또는 1만달러의 벌금을 부가하며 차후 동일선수가 약물복용을 하게 되면 출장정지 일수와 벌금을 무겁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2003년 무작위 도핑테스트에서 5% 이상의 메이저리그 선수가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자로 판정나면서 내려진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언론들은 메이저리그가 약물퇴치에 소극적인 정책을 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 세계가 스포츠 선수의 약물복용 근절을 위해 철저한 규제정책을 내놓고 있는 데 비해 메이저리그의 약물복용 선수에 대한 제재가 너무 미약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가 5번이나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선수에게 1년의 출장정지 조치를 내리는 것은 순전히 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딕 파운드 WADA 위원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WADA는 올림픽에 포함된 종목 선수의 약물복용 사실이 확인되면 2년간 출장정지 시키고 재차 적발되면 평생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리고 있으며 최근 스타급 선수들의 약물복용 문제로 위기를 맞이했던 세계육상연맹도 무조건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이 나오면 2년이 아니라 4년간 출장정지를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MLB, "메이저리그 전체선수 중 5%정도만 양성반응 보였다"**
WADA와 미국언론의 비난에 메이저리그는 즉시 해명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부사장 롭 만프레드는 파운드 위원장의 비난 발언에 "메이저리그 전체 선수 중 5%가 도핑테스트 양성반응이 나온 것을 갖고 메이저리그 전체에 약물이 퍼져 있다고 생각하는 건 곤란하다"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J.P 리키아르디 구단주도 "올림픽 스포츠와 야구를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메이저리그의 약물정책은 구단들의 단체교섭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WADA의 게리 와들러 박사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협약에 의해 만들어진 도핑테스트 규정은 다른 국가의 스포츠 경기관계자들의 입장과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딕 파운드 WADA 위원장이 메이저리그의 소극적인 약물규제 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할 뜻을 비췄고 미국언론들마저 메이저리그를 비판함에 따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또 다시 약물복용 문제로 인한 '홍역'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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