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프로농구 우승팀 원주 TG의 상승세가 무섭다. 서울 삼성과 7승 1패로 2003~2004시즌 프로농구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TG는 포인트가드 신기성이 상무에서 복귀해 팀 플레이가 좋아졌을 뿐 아니라 최강의 블록슛 듀오 김주성, 데릭스의 ‘골밑 지키기’로 상대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원주 TG 상승세에 한 몫하는 김주성, 데릭스의 블록슛**
시원하게 내리 꽂는 덩크슛이나 경기의 흐름을 한 순간에 바꿀 수 있는 3점슛 못지 않게 팀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블록슛이다. 한 번 블록슛을 당하면 상대팀 선수들은 과감한 골밑 공격을 하지 못하고 페인트 존에서 위축된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다.
원주 TG의 김주성과 데릭스는 각각 게임당 블록슛 2,3위를 달리며 철옹성의 요새를 형성하고 있다.
8일 서장훈과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삼성과의 경기에서 김주성은 득점, 리바운드에서 모두 서장훈을 제압했을 뿐 아니라 수비력에서도 우위를 지켰다. 지난 시즌 국내선수로서는 유일하게 블록슛 랭킹 5위안에 진입한 바 있던 김주성은 ‘국보급 센터’ 서장훈의 골밑 공격을 두 번이나 블록슛으로 차단하며 한 층 업그레이드 된 자신의 수비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또한 긴 팔을 활용해 수비 리바운드와 가로채기에 있어서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수비형 센터’ 데릭스는 9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상대팀 빅맨들의 공격을 블록슛 3개로 막아내며 원주 TG의 골밑을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
***상대선수들에게 심리적 충격주는 블록슛**
국내프로농구에 진출했던 최고 용병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마르커스 힉스(전 대구 동양)는 엄청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공격력도 뛰어났지만 결정적 순간 블록슛으로 경기 분위기를 자주 바꿔 놓은 ‘블록슛의 귀재’였다.
힉스는 2001~2002 시즌 SK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무려 10개의 블록슛(국내프로농구 신기록)을 기록해 SK 골밑공격을 움츠러 들게 하며 동양의 첫 챔피언등극의 신호탄을 날렸다.
지난 시즌 동양과 TG의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블록슛은 화제가 됐다. 경기평균 3개가 넘는 블록슛을 기록했던 힉스와 국내선수 중 블록슛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던 김주성이 맞붙었기 때문이다. 김주성은 체력적 문제를 노출하기는 했지만 특유의 스피드로 발목부상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발휘한 힉스와의 매치업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원주 TG 벤치의 고민을 덜어냈다.
1973~74시즌 NBA에서 스틸과 함께 공식기록으로 채택된 블록슛은 빅맨들의 운동능력과 수비감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로 사용되며 중요한 기록으로 간주되고 있다. 블록슛이 단순히 상대의 골밑 공격을 한 번 막아낸다는 의미 이상으로 상대팀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줄 수 있어서다.
원주 TG의 ‘골밑 파수꾼’으로 좋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주성과 데릭스의 블록슛이 더욱 위력을 발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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