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은 4일 1가구다주택 보유자 등 투기세력에 대해 보유세를 강화하겠다는 당초 정부방침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한나라당이 "보유세 중과는 국민에 대한 공갈이자 엄포로 수용할 수 없다"며 향후 국회 입법과정에 이를 저지하겠다는 반대입장을 밝힌 데 대한 청와대의 대응 성격이 짙어, 앞으로 보유세를 둘러싼 청와대와 한나라당간 대치전선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정우, "과도한 부동산 보유가 부담이 되게 하겠다"**
이 실장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도한 부동산 보유가 부담이 되게 하겠다"며 보유세 중과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실장은 "강남지역은 특히 과거방식(평수와 지은지 몇년 됐는가를 기준)으로 하면 보유세를 적게 냈다"고 말해 강남지역에 대해서는 1가구다주택에 중과세외에 1가주1주택에 대해서도 현재 자동차세금보다 낮은 보유세를 시가 수준으로 상향조정, 강북등 다른 지역과의 '역차별'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그러나 "서민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하겠다. 미리 예고하고 꾸준히 하겠다"고 강조함으써 일반 1가구1주택 보유자에게는 추가 세부담이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실장은 "과거에 (부동산 정책이) 왔다갔다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일관성 있게 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후퇴한 것 같다"고 덧붙여 보유세 중과에 반대하는 한나라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정우 실장은 대학교수 재직시절부터 '토지 공개념'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온 바 있어, 그의 이같은 발언은 보유세 중과세 및 공개념 도입 방침에서 후퇴하지 않겠다는 청와대의 분명한 입장 표명으로 해석돼 한나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최종찬, "미국은 시가의 1~1.5%를 보유세로 내"**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도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보유세 중과방침은 계획대로 해야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과표 낮은 지역의 과표를 올리고 실거래 가격으로 (과세를) 하면 보유세가 많이 올라간 지역도 있겠지만 현재는 시가가 7억~8억 하는데 세금을 10만원 정도 내는 곳도 있지 않냐"면서 보유세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늘어나는 율이 중요한 게 아니고 실제 얼마를 내느냐가 중요하다"며 '강남지역은 한꺼번에 21배 올라간다'는 한나라당 주장의 허구성을 반박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또 "점진적으로 보유세가 올라가면 부동산 수요가 마구잡이로 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보통 시가의 1~1.5%를 보유세로 낸다"고 말해 보유세 중과 방침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한나라 대치전선**
한나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관련부처가 이같은 보유세 중과 방침을 고수하기로 함에 따라 앞으로 '보유세 중과'가 중요한 정치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최병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보유세 중과에 극력 반대하며, 금명간 한나라당 독자의 안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정부가 마련한 보유세 중과 및 토지거래신고제 입법화를 저지한다는 방침을 천명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 한나라당이 파편적으로 내놓은 대안이라는 것은 기준시가-공시지가 등 부처마다 다른 과표의 통일, 증시 등으로의 부동자금 유입대책, 금리통화정책 등 원론적 수준에 머물고 있어 과연 보유세 강화 등과 같은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국회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보유세 강화 등의 입법 저지가 가능하나, 그럴 경우 아파트 투기 엄단을 바라는 다수 국민의 반발로 '역풍'을 맞으며 내년 총선에서 불리한 처지로 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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