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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나는 햇볕정책의 승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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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나는 햇볕정책의 승계자"

DJ "현정부 대북정책 지원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3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6개월 만에 회동했다. 사상 첫 전직 대통령 도서관인 '김대중 도서관' 개관식에서다. 노 대통령은 이날 김 전대퉁령에게 개관식 참석 소감에 대해 "오늘 정말 기분이 좋다"는 말을 수차례 전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15분 개관식에 참석해 "우리 국민들은 퇴임한 이후에도 국민의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봉사하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고대해 왔다.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자리는 국민 여러분께 기쁨과 희망을 드리는 자리"라며 김 전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존경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도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와 남북간의 협력증진의 정책이 더욱 성공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盧 "DJ 특강, '햇볕정책 계승자'인 내가 제일 먼저 들어야"**

노 대통령이 도착한 행사장에는 김 전대통령 지지모임인 '후광사람'이 "통일의 선구자 김대중, 햇볕정책의 계승자 노무현"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었고, 도착해 하차를 하면서 이 플래카드를 본 노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축하연설에서 "제가 몇 차례의 해외 순방에서 접한 김 전대통령에 대한 세계 각국 평가는 우리의 일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면서 "역사는 김전대통령의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치하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 앞서 김 전대통령 부부, 김우식 연세대 총장 부부 등과 15분가량 환담을 나눈 자리에서도 김 전대통령에게 각별한 예우를 표명했다. 김 총장이 연대에 통일학 석.박사 과정을 만들어 'DJ 특강'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자 노 대통령은 "통일문제에 관한 한 햇볕정책을 승계한 제가 제일 먼저 수강신청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도서관 테이프 커팅이 끝난 뒤 5분간 DJ와 환담하는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오늘 이 행사의 뜻을 기리며 대통령을 하고 있는 보람을 느낀다"며 "평화, 교류, 협력이 시대의 흐름이며 그걸 계승하려 가는 사람으로 큰 보람을 느낀다. 조금의 흐트러짐과 훼손 없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DJ "현정부 대북 정책 지원해야"**

이에 김 전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와 남북간의 협력증진의 정책이 더욱 성공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그러나 관심을 끈 국내정치 문제와 관련해선 두차례에 걸쳐 "정치에서 은퇴했다"는 점을 강조, 정치적 해석을 차단하려 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모든 갈등은 반드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면서 "다시는 이땅에 민족의 참화를 가져올 전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현 정부 대북 정책에 힘을 실어줘야하는 이유를 밝혔다.

김 전대통령은 "지금의 남북 관계는 장밋빛 일색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으며 오히려 걱정스러운 점이 너무도 많다"면서 "특히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현 상황은 위험하기 짝이 없으며 하루속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대통령은 또 "북한 핵문제 해결은 세계의 관심사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해결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라며 "북한은 핵무기에 대한 계획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하며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모든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러한 합의를 공동으로 지원하고 보장해야할 것이며 유엔의 지지 결의도 바람직하다"며 "최근 미국과 북한 양측에서 보이고 있는 긍정적 자세를 환영하며, 이를 통한 6자 회담의 성공을 바란다"고 말했다.

***"링컨과 루즈벨트도 현직에 있을 때는 논란 많았다"**

이날 참석한 외교사절 가운데 대표로 축사를 한 그레그 주한 전미대사는 "민주사회에서 현직 대통령이 떠나면 옳은 판단과 업적에 평가를 받기가 어렵다. 역사속에 사라지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어 "하지만 링컨과 루즈벨트와 같은 대통령도 현직에 있을 때는 논란이 많았으나 역사의 거인으로 자리잡았다"며 "김대중 전대통령도 이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덧붙여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김 전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관식에는 박관용 국회의장, 한나라당 최병렬, 민주당 박상천 대표,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 등 정치인 40여명이 참석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지낸 인사들도 대부분 참석했다.

또한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대사, 그레그 전 대사 등 주한 외교사절이 참석했으며, 클린턴 전 대통령, 지미카터 전 대통령, 블레어 영국 총리, 쉬뢰더 독일 총리, 고이즈미 일본 총리,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 등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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