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의 3자 회담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러나 3자 회담에서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함께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 사건도 주요한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15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내일 3자회담에 응하겠다"면서 "내일 회담의 주요 의제는 국정원 등 기관의 정치개입 폐해가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장 사퇴문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했다. 그는 "채동욱 몰아내기는 진상규명 및 관계자 처벌을 피하기 위한 공개적이고 비겁한 국기 문란"이라며 "이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대통령이 준비해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에는 밝고 정의로운 권력이 아니라 음습하고 무서운 권력, 공포정치가 음습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박근혜 정부가 눈엣 가시처럼 여긴 검찰총장을 유신 시대에도 없었던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결국 몰아냈다"고 했다.
그는 "1970년대에는 '어둠의 줄자'가 있었다.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줄자로 재면서 국민을 선량한 시민과 불량으로 구분했다. 국민에게 순종과 굴종을 요구했다"면서 "지금은 미움의 줄자가 등장해 권력이 마음에 안 들면 줄자를 들이대고 죄가 없다고 하면 이를 확증해 내라고 한다. 그래도 안되면 주홍글씨로 찍어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채 총장의 사퇴 원인으로 지목되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감찰 지시와 관련해 "검찰총장을 사퇴시킨 반 법치주의적 행태는 대통령의 재가 없이는 있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증오의 바벨탑은 양심의 저항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했다.
민주당은 채 총창의 사퇴 배경에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공판에 대한 정권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 3자 회담 거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김 대표의 이날 회견으로 16일 회담은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대표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관련한 박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정원 개혁이라는 3대 요구사항과 함께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사건도 의제에 올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회담 분위기는 박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의 팽팽한 대치가 예상된다. 특히 이날 청와대는 채 총장 사퇴를 둘러싼 야당의 반발에 대해 "왜 정치적으로 악용하려 하냐"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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