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파병하는 게 국익이라고 주장한다. 국익은 복잡한 문제다. 그러나 국익은 정치의 논리지 정의의 논리는 아닌 것 같다. 정치의 논리는 강자의 논리, 힘의 논리다.”
영화배우 정진영씨는 8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이라크 전투병 파병 반대 1인 시위를 벌였다.
참여연대, 환경연합 등 3백51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 전투병 파병 반대 국민행동’은 지난 7일부터 민간전문가 중심으로 이라크 현지 조사를 벌일 추가조사단 파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정진영씨는 지난 3월말 이라크에 공병, 의료부대 파병 결정 때도 국회 앞에서 파병 반대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지난해 10월부터 시민단체들이 주도하는 파병 반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라크전은 부도덕한 전쟁”**
“전쟁이란 게 얼마나 미친 짓인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추악한 욕망은 남을 죽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이 추악한 행동들을 도대체 언제까지 해야만 하나.”
정진영씨가 파병을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전쟁 자체가 인간의 가장 추악한 행동인 데다 이라크전은 명분조차 없는 부도덕한 전쟁”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고, 테러조직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아무런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 전쟁은 미국의 보수파가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부도덕한 전쟁이다. 이런 전쟁에 비전투병도 모자라 전투병까지 파병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정씨는 이어 “우리나라는 50여년전에 전쟁을 경험했다. 지금도 북핵 위기 등 우리 의지와는 무관하게 강대국의 이해에 따라 언제 또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전쟁은 우리와 동떨어진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이라크 모술지역에 파병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와 정부가 현지에 조사단을 보냈지만 제대로 조사도 안 했다는 보도를 봤다”며 “파병 자체도 부도덕한 일인데, 사지에 국민을 보내면서 ‘수박 겉핥기’로 조사를 하고 예정된 수순대로 파병을 결정하려는 것을 보고 크나큰 무력감을 느꼈다”며 정부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정씨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서 1인 시위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는 질문에 “인간의 행위가 모두 정치적인 것이라는 광의의 의미로 본다면 정치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협의의 의미로 본다면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 반대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약자가 받는 피해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지 않는다면 무지막지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1차 파병때도 연예인 여러 명이 참여했다. 개인이 신념을 갖고 참여하는 분들이 많은데 돌출행위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나도 이라크 전쟁의 반대하는 한 사람의 차원에서 반대하는 것일뿐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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