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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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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19>

아세안과 한국

나라 안이 송두율 씨 문제로 시끌벅적할 동안, 남쪽 바다 저 멀리 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는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으니 바로 ‘아세안+3 정상회담’이다. 평소 우리의 시야가 지나치게 안으로만 향하고 있음을 안타까이 여겨오던 차 이번 기회를 빌어 아세안에 대해 음양오행의 관점에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아세안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약어이다. 우리에게 있어 동남아시아라는 지역은 그저 남방자원지대이고 그곳에 있는 베트남이란 나라는 한 때 우리 군인들이 파병되었던 곳이라는 인식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가 1997년의 환 쇼크가 시작된 곳이 태국이었다는 점, 그리고 좀 더 유식한 분이라면 말레이시아 총리가 IMF의 경제대응 방식에 강하게 반발했다는 점 등이 있을 것이다.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양 오행상의 코드는 정화(丁火)이다. 정화는 음(陰)의 불에 해당된다. 현재 아세안은 아시아 대륙에 붙은 베트남-참고로 베트남에 가서 베트남이라 하면 아무도 못 알아듣는다, 비엣남이라 해야 된다-과 타이,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와 말레이시아, 도시국가 싱가포르, 섬나라인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 필리핀, 이렇게 열 나라로 이루어진 지역 협력체이다.

흔히들 대륙과 붙은 지역을 인도차이나 반도라고 부르는데 대단히 잘못된 명칭으로서 이는 인도와 차이나(중국)의 합성어인데, 프랑스가 과거 이 지역(베트남과 라오스, 캄보디아)을 강권통치하면서 저들 멋대로 붙인 것이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

그리고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느 드뇌브가 나오는 ‘인도차이나’라는 영화는 서구적 편견과 프랑스 사람들의 베트남 통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만족시켜주는 영화일 뿐이지만, ‘하롱 베이’의 절경이 영화 장면에 등장하여 눈길을 끈다. 말 나온 김에 하롱 베이에서 하롱은 下龍의 베트남식 발음이며, 용이 내려온 곳이라는 뜻인데, 중국의 계림(桂林)산수보다 훨씬 절경이어서, 가서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아세안은 정화(丁火)의 나라들답게 지난 1967 년 정미(丁未)년에 결성되었으며, 1977 년 정사(丁巳)년에는 베트남의 UN 가입으로 역내 안정기반이 마련되었고, 87년 정묘(丁卯)년에는 마닐라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경제협력체 결성을 다짐한 마닐라 선언으로 본격적인 경제통합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세안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이다.

그 후 다시 10년 뒤, 아세안 창설 30주년인 1997년 정축(丁丑)년에는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더욱 큰 발전을 보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정(丁)이라는 글자가 붙는 해마다 아세안은 그 통합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이 지역의 음양 오행상 코드가 정화(丁火)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아세안은 설립 후 30 년이 된 시점에서 커다란 시련을 맞이했으니 바로 환 쇼크였다. 이는 1997년 정축년은 불의 기운이 대단히 약한 해라 그 해 겨울에 들면서 커다란 경제 파국을 맞이해야 했던 것이다. 태국의 바트 화가 그 해 여름 7월 15일을 정점으로 약세를 보이더니 나중에는 일대 폭락세를 연출하면서 일대 신용위기를 불렀고 그로 인해 우리마저 유탄에 맞아 IMF 사태라는 미증유의 신고를 치러야 했다.

그 이후 아세안 국가들은 몰락했고, 세상의 관심 영역 밖으로 밀려난 감이 있었지만, 1997년 정축년으로부터 만 6년, 즉 충운(衝運)이 되는 올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정상회담은 커다란 의미가 있다 하겠다.

만 6년이 지났으니 새로운 기운이 돌아오고 있는 것인데, 이번 ‘아세안+3’ 정상회담은 향후 아세안의 장래, 그리고 우리의 장래와도 관련해서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중요한 행사라 할 것이다.

IMF 이후 중국은 그간의 경제적 발전에 힘입어 이 지역에 새로운 제안을 연이어 제시하고 있다. 먼저 사실상의 불가침조약인 ‘동남아우호협력조약’이 비준을 마치고 조만간 체결될 예정이며, 2011년까지 중국과 아세안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합의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정상회담에 처음 초대받은 인도 역시 아세안과 불가침 조약에 해당되는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자고 제의함과 동시에 인도와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연결하는 동남아시아횡단열차 건설을 공식 제안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오래 전부터 주로 타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해 온 일본 역시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정부개발원조(ODA)를 앞세워 엔화 돈주머니를 보란 듯이 흔들고 있으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2017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프랑스 사람들이 이 지역을 인도차이나 반도라 불렀다시피 원래 중국과 인도와는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문화는 고대로부터 인도 문명의 영향권 내에 있었기에 건축 양식이나 생활양식에서 인도 풍이 여전히 강하다. 그런가 하면, 이 지역은 이미 수백년 전 명나라의 정화(鄭和)가 당시로서는 세계 최강의 대 함대를 이끌고 와서 외교적 노력을 집중적으로 펼쳤던 곳이다. 그 이후 많은 중국인들이 이 지역으로 이주하여 화교 경제권을 만들 정도로 중국은 이곳에 깊은 뿌리를 내렸다.

일본의 경우 과거에는 별 관계가 없었으나, 20세기 들어서는 이 지역에 대해 신경을 끈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결국 일본이 20세기 들어 미국과 태평양전쟁을 벌렸던 이유도 이 지역 때문이었으니, 일본인들에게 이 지역은 바로 남방 자원 지대였던 것이다. 목재와 고무, 석유, 기타 풍부한 광물 자원과 식량자원이야말로 대동아공영권의 구축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의 요소였다.

일본은 미국에게 비록 졌지만, 동남아지역으로 향한 눈길을 한 번도 감은 적이 없고, 마침내 타이를 중심으로 엄청난 투자와 공장 건설을 통해 이 지역을 일본의 생산기지로 바꿔 놓았다. 따라서 일본에게 있어서도 이 지역은 사활적 이해가 얽혀있는 곳이다.

이제 조만간 동남아시아는 중국과 인도와의 불가침조약을 맺을 것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역내 안정기반은 건실하다 하겠다. 종교적 갈등이나 문화적 갈등도 그리 크지 않은 실정이며, 이념적인 면에서도 사실상 이제 갈등의 소지는 없어져 버렸다. 이에 더하여 중국과 인도, 일본, 이 세 나라 사이에 대한 견제와 균형을 통해 최대한의 이익을 얻어낼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아세안+3 정상회담에서 ‘3’이란 중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를 말한다. 그런데 그중 우리만이 그 입지가 유독 취약한 편이다. 중국은 큰 나라이며, 화교를 중심으로 경제가 얽혀있으며, 일본은 이 지역 최대의 원조국이자 투자국이지만, 우리만이 이 지역에 별로 심어놓은 것이 없다. 최근 베트남에서 한류 열풍이 좀 불었던 것이 전부일 정도다.

장차 중국과 인도, 일본 등이 아세안과 FTA를 무난히 체결할 경우, 인구 28억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탄생하게 된다. 아세안 자체는 4억이지만, 인도와 중국은 이 지역과 어차피 깊은 관련을 맺지 않을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사실 중국은 예로부터 동남아시아를 저네들의 뒷마당으로 인식해왔다. 인도 역시 아세안을 장차 최대의 교역상대로 보고 있으며, 일본 역시 이 지역에 공을 들인지 이미 수 십 년이다.

현재 아세안은 탄생한 지 36년이 되는데 이는 60갑자의 60%지점이다. 이 말은 올해부터 아세안은 단순한 경제협력체를 넘어 보다 복합적인 정치경제 연합체로 발전해간다는 뜻이다. 1950년에 구상된 유럽연합(EU)의 이념이 36년 차가 되는 1985년에 와서 새로운 도약을 하고 결국 1991년 마스트리히트조약을 통해 유럽단일통화의 창출을 추진하고 EC를 EU로 변경하여 공동체 통합에 일보 진전을 이룩하였듯이,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 역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아세안 역시 오는 2007년, 또 하나의 불의 해인 정해(丁亥)년에 가서 비약적인 도약을 보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지구는 유로와 미국, 아세안-중국과 일본, 인도가 가세한-의 세 블록으로 구성되는 셈인데, 필자는 이 세 개의 블록이 21세기를 끌어가는 축이 된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대통령은 동북아 중심 그리고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구상을 내놓았지만, 아직은 구호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그간 동남아 여러 나라들과 중국, 일본 등지를 돌아다녀 보면서 마음 한 구석에 늘 불안한 감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어떤 나라에 가서든 뉴스를 들어보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태국에서든 베트남에서든, 중국이나 홍콩에서든 거의 모든 나라의 뉴스가 소개되는데, 유독 한국에 관한 뉴스는 별로 듣지 못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뉴스가 없다는 것은 그들의 마음속에 우리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는 얘기가 되고, 나아가서 우리는 그들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번영의 새로운 축으로 등장하고 있는 아세안, 중국과 일본, 인도가 여기에 가세하면 사실상 동아시아 공동체가 되어 새로운 번영과 평화의 축으로 발전하게 될 아세안 정상회담에 지금 대통령이 가서 애쓰고 있다. 부디 좋은 인상 심어주고, 우리가 장차 소외되지 않도록 미래를 향한 좋은 포석을 깔아놓고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알리는 말씀:
‘음양오행과 명리학’에 관한 다섯 번째 클라스를 개설합니다. 정원은 열 명이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시간에 강의가 진행됩니다.

본 강좌는 단순히 개인의 운명을 알아보는 것만이 아니라, 음양오행이라는 코드를 통해 산업의 동향이라든가, 경제, 정치 등의 제반 현상을 해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시야를 열어드리는 코스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아래 제 메일과 전화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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