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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빛과 그림자’ 뉴욕-보스턴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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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빛과 그림자’ 뉴욕-보스턴 맞붙는다

[프레시안 스포츠] ‘밤비노 저주’ 당사자간 두번째 진검승부

6일(현지시간) 보스턴 레드삭스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오클랜드를 천신만고 끝에 4대3으로 따돌리고 숙명의 라이벌인 뉴욕 양키즈와 자웅을 겨루게 됐다.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트레이드 된 뒤 메이저리그의 빛(뉴욕 양키즈)과 그림자(보스턴 레드삭스)로 상반된 길을 가야 했던 두 팀이 포스트시즌 외나무다리에서 맞붙는 것은 1999년에 이어 두 번째로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밤비노 저주는 보스턴 구단재정문제로 유발**

미국 언론과 야구팬들은 보스턴 레드삭스가 오랫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이유는 '밤비노의 저주(Bambino's curse)'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탈리아어로 '아이'라는 뜻의 밤비노는 미국 현대 스포츠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명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본명 조지 허만 루스)의 별명이다.

1903년 최초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는 등 1918년 까지 5번이나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는 '구단 재정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베이브 루스를 1919년 9월 뉴욕 양키즈로 현금 트레이드했다. 이때부터 강호 보스턴이 아메리칸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27년이나 됐고 번번이 월드시리즈 우승길목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와는 달리 그때까지 단 한번도 아메리칸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양키즈는 베이브 루스가 입단하면서 '미국인의 상징'이 됐으며 지금까지 무려 26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 프로스포츠 프랜차이즈 중 가장 성공적인 구단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밤비노의 저주'를 만든 장본인은 1916년 레드삭스의 공동구단주가 된 해리 프레이지였다. 뉴욕시에 자신의 이름을 딴 극장을 바탕으로 몇편의 브로드웨이 히트작을 만들어냈던 그는 1918년 세계 1차 대전의 여파로 극장수입이 줄어들면서 사업악화에 직면했다. 프레이지는 전 구단주인 조 래닌에게 잔금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으로 오는 압박은 더욱 심해져 할 수 없이 현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프레이지는 그의 술 친구이자 뉴욕 양키즈의 공동 구단주인 제이콥 루퍼트에게 루스를 트레이드 하는 대신 12만 5천 달러의 현금을 받고 30만 달러까지 더 빌렸다. 계약이 체결되고 이틀이 지나 프레이지는 레드삭스의 감독인 애드 배로우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 배로우는 프레이지에게 "당신은 실수를 범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로우의 말처럼 프레이지의 루스 트레이드는 엄청난 실수였다. 잠수함 투수의 대부격인 칼메이스를 필두로 1910년대 메이저리그 최강의 마운드 진영을 갖춘 보스턴 레드삭스의 왼손 투수였던 베이브 루스는 양키스 이적 후 타자로 전향해 1920년 54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으며 이듬해에는 59개를 때려냈다. 루스는 생애 통산 71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프레이지의 현금 트레이드를 비웃었다.

비록 프레이지는 베이브 루스를 양키스에게 판 돈으로 보스턴 레드삭스를 살릴 수 있었지만 루스의 트레이드가 가져다 준 저주를 팀과 보스턴 레드삭스의 팬들에게 고스란히 남겨야했다.

***보스턴의 새역사 창조냐 뉴욕의 역사의 반복이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소속돼 있는 보스턴과 뉴욕은 메이저리그 제도상 정규시즌이 아니면 맞대결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1978년 치열한 지구선두 경쟁을 하던 두 팀은 99승 63패로 동률을 이뤄 플레이오프 한 경기를 해야 했다.

최고의 흥행카드였던 보스턴과 뉴욕의 플레이오프는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렸던 보스턴에게 또 다시 깊은 상처를 남겼다. 1978년 2할4푼3리, 홈런 5개를 기록한 '수비형 유격수' 벅키 덴트는 그린 몬스터를 살짝 넘기는 역전 3점 홈런으로 뉴욕 양키즈의 승리를 견인했다.

뉴욕과 보스턴의 진정한 포스트시즌 대결은 1999년에 성사됐다. 1995년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날리그 각 지구의 2위팀 중 승률이 가장높은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제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당시 뉴욕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보스턴은 와일드카드를 획득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승리한 보스턴과 뉴욕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지만 보스턴은 막강전력의 뉴욕에게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투수력에서 여유가 있는 뉴욕 양키즈의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치면서도 오클랜드에게 2게임을 먼저 내주고 내리 3경기를 잡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보스턴의 상승세에도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보스턴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뉴욕 양키즈와 9승 10패로 대등한 경기를 보여줬으며 뉴욕 양키즈 주축투수들을 상대로 비교적 좋은 타력을 보여 내심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다.

초라한 '그림자' 역할을 청산하고 새 역사를 쓰려고 하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영원한 메이저리그의 '빛'으로 남길 원하는 뉴욕 양키즈간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은 8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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