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사건과 관련, 한나라당이 KBS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도 KBS 이종수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키로 하는 등 강경론으로 선회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송 교수 사건을 계기로 한나라당과 민주당 사이의 사안별 공조체제가 재가동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최병렬, “검찰 수사 지지부진하면 중대결심”**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6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송두율이라는 사람을 간첩이 아니라고 위장해서 한국에 입국하게 된 문제와 관련해 반드시 짚어야 될 대목들이 있다”며 “예컨대 왜 KBS 이사장은 베를린까지 달려갔는지, 국정원 국내담당 차장이 송두율씨 입국 얼마 전에 베를린을 방문했는지 이것도 당연히 수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국정원에서는 후보위원 23번에 김철수라고 국회에서도 공개적으로 답변한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KBS는 두차례나 모든 국민이 보기에 송두율을 미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이런 프로를 제작하게 됐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검찰에서 이 간첩이 한국에 들어오는 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들에 대해서 수사를 하지 않는다면, 또 이 간첩을 찬양미화한데 동참한 그것이 방송이건 개인이건 누구건 간에 수사를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검찰은 있은나 마나”라며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하거나 핵심을 피해 갈 경우 우리당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이 부분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색깔이네 이념공세라며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하고, 또 어떤 정당에서는 메카시적인 뭐다 얘기를 하는데, 그 사람들이 메카시가 뭔지 알기나 하고 하는 얘긴지 모르겠다”며 “이것은 명백한 간첩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송 교수 추방론)은 수사과정에 너무나 쇼킹 결론을 낸 뒤에 처리방안으로 나온다면 논할 수 있으나 지금 서둘러서 추방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민주, “KBS 이종수 이사장 사퇴 요구”**
민주당도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KBS 이종수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키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송 교수 문제와 관련, 진실규명이 우선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혀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방침은 강경론으로 급선회한 결정이다.
유종필 대변인은 회의 브리핑을 통해 “이종수 이사장이 공영방송인 KBS의 이사장이라는 공인으로서 독일을 방문, 송두율씨 입국을 사전에 상의했다는 점, 송두율씨를 미화하는 자사의 프로그램에 광주대 교수 자격이라는 허울 아래 인터뷰를 했다는 점이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참석자 만장일치로 이종수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또 “국민의 시청료를 받아서 운영하는 공영방송으로서 자사의 이사장이 관련된 것 외에도 이번 사건에 대한 보도의 편파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송 교수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수락 여부 ▲구체적인 친북활동 ▲북한의 공작금 수령여부 ▲기획입국 여부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김철수로 드러나도 처벌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의 배경과 진위 등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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