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55주년을 맞아 5년만에 부활된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서울 시내에서 펼쳐져 구경나온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사진1>국군의 날 시가행진
***군군의 날 시가행진 5년만에 부활**
가는 빗줄기가 흩뿌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시가행진은 오후 3시부터 1만2천여명의 국군 장병과 각종 장갑차와 전차등의 기계화 부대가 남대문에서 시작해 광화문을 거쳐 각각 동대문, 서대문까지 행진을 벌였다.
국군의 시가행진을 보기 위해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모두 국군 장병의 우렁찬 군가 소리와 육중한 전차의 무한궤도 소리에 “국군의 늠름한 모습이 자랑스럽다”, “TV로만 보던 전차 미사일 등의 무기들을 보니 신기하다”고 탄성을 지르거나, 일부 군역을 마친 ‘예비역’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신의 군생활 추억담을 나누며, 비 오는 가을날의 색다른 ‘구경거리’를 통해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한국군은 침략군이 아닙니다”**
그러나 광화문 교보문고 앞 촛불 추모비 앞에서는 국군의 날을 전혀 반기지 않는 2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파병반대’ 시위와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사진2>은국씨 퍼포먼스
이라크반전평화팀, 팔레스타인해방연대, 병역거부자모임 등이 주축이 돼 “한국군은 침략군이 아니다”라며 “이라크 민중들을 죽음의 위협에 몰아넣을 뿐만 아니라 우리 젊은이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명분없는 이라크전에의 전투병 파병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지난해 효순, 미선양을 추모하기 위한 촛불시위를 제안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앙마’ 김기보씨는 자신이 예비군 6년차라며 “국군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있는 것이라고 모두들 배웠다”라며 “국군은 외국을 침공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또 “우리나라는 세계 제2위의 무기수입국이 됐다”고 개탄하며 “평화는 결코 군대를 파견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진3> 파병반대 시위
***“우리 국군의 늠름한 모습이 자랑스럽다... 파병은 글쎄...”**
거리에서 국군의 시가행진을 지켜보며 열광하는 시민들도 ‘파병문제’에 대해서는 쉽사리 대답하지는 못했다.
10세 때 6.25전쟁을 겪었다는 박태희(65)씨는 “손자와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국군의 날 행진을 보게 됐다”라며 “이런 든든한 군대를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한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이 도와 달라는 것이니까 당연히 군대를 보내야겠지만, 꼭 그래야만 하나...”라고 말을 흐렸다.
<사진4> 구경나온 시민들
시가행진을 보며 연신 손을 흔들며 반가워하던 김종태(32. 회사원)씨는 “저 부대가 제가 근무하던 부대인데 요즘 애들 빠져서 저기 팔 동작 파도치는 거 보세요”라고 환하게 웃으며, 그러나 “옛 추억이 떠오르는 것 같아 반갑기는 한데, 북핵문제가 여전히 민감하고 파병문제도 결려 있는 시기에 굳이 5년만에 시가행진을 부활시켜 무력시위를 할 필요가 있나”라고 침착하게 말했다.
그러나 파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회사원 오상만(46)씨는 상기된 목소리로 “저 자랑스러운 국군을 이라크 재건을 위해 파병을 한다면 국위 선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주부 구상희(43)씨는 “현실적으로 보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일으키지 말고 파병을 해야 하지 않냐”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기도 했다.
<사진5> 기계화부대 행진
한편 이날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는 국산 기술로 개발된 방공 유도무기 ‘신궁’과 미국 팔라딘 자주포를 능가한다는 155MM K-9자주포, 다련장 로켓, 한국형 장갑차 K-200, 다목적 전술 차량 K-532, K1A1전차, 지대지 유도무기 ‘현무’, 지대공 미사일 ‘천마’ 등이 시가행진에 참여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일본의 지지통신은 서울발 기사를 통해 시가행진 소식을 전하며 "북한은 건국기념일인 9월9일 국제사회의 일각의 관측과는 달리 주력병기가 등장하는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취소했으나,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호소하고 있는 노무현대통령은 반대로 군사력을 과시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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