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노총 지도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주5일제 실시에 따른 임금 보전 요구 등 노동계 요구를 대폭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해, 재계의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
***“글로벌 스탠다드 명분으로 노동 정책 개악”**
이날 모임은“노동계를 직접 만나 참여정부 노동정책의 원칙을 설명하고 이해와 협력을 당부하기 위해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자”는 참모진의 건의를 대통령이 수용, 청와대 측에서 먼저 요청해 이뤄진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은 “경제의 어려움에 편승하여 경제위기의 원인을 노동운동에 전가하고 또 노동자의 고통전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여론몰이가 광범하게 전개되고 있다”면서 “정부도 2만불시대 목표 등을 내걸면서 성장위주의 정책으로 나가고 있고 그에 따라 개혁정책이 실종되고 있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한국노총측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특히 정부의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명분으로 하여 균형감을 상실한 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는 어느나라 노사관계제도든 그것이 형성되어온 역사가 있는 것인데 그것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주5일 근무제와 관련 “근로시간단축은 그 기본정신이 실노동시간 단축과 임금노동조건 보전에 있음에도 재계가 임금보전을 해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임금보전문제를 분명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비정규직과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조치와 공무원 노조 합법화 및 국민연금제도 개악 중단 등을 주문했다.
***盧 "5일제 임금보전 노동계 요구 수용하겠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임금보전문제는 노동계 요구를 수용하고 △전력산업구조 개편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토론에 참여해 노사정 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에 따르며 △체신 집배원의 비정규직 문제도 적극 조치하며 △공공 부문 교섭에 관해 실질적 대화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국노총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배제와 투쟁의 노사관계에서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도 합리적인 노동운동이 인정받는 노사관계를 구축하는데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노동계에 변화를 촉구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는 대화를 하는 쪽이 입지도 강화되고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노사정위원회에서의 토론과 합의를 존중할 것이며 합의사항은 정부가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남순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 32명이 참석했으며,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문희상 비서실장, 이정우 정책실장, 문재인 민정수석 등이 배석했다.
노 대통령은 조만간 민주노총 지도부들과도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윤태영 대변인은 “민주노총과는 가급적 빨리 만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학계, 공공노조 등 관련된 접견이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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