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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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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117>

미국의 일방주의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현금 세계의 최강자 미국은 일방주의라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미국은 반성하는 시늉이라도 내어야 하는데,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이라크를 강점(强占)해 버렸다. 오늘은 이런 미국의 일방적 행동과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음양 오행을 통해 알아보기로 한다.

일방주의(Unilateralism))란 말은 물론 그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로서, 독불장군(獨不將軍), 즉 혼자서는 장수가 될 수 없다는 평범한 이치를 어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 미국이 이라크 전후 문제를 놓고 어려워지자 우방과 동맹국 더러 좀 와서 부담을 나누자는 요청을 해오고 있다.

저번에 독일과 프랑스는 말을 안 들었으니 버린 셈치고, 좀 힘이 약하거나 고분고분한 우방들과 동맹국들에 대한 충성도 테스트도 겸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 또한 일방주의의 발로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미국은 독불장군격의 일방주의를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일까? 가장 합리적인 예상은 차기 대통령 선거를 통해 백악관에 새로운 임자가 들어서면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해 보이지는 않기에 음양 오행을 통해 알아보기로 한다.

미국을 상징하는 음양 오행상의 코드는 계수(癸水)이다. 물의 나라인 미국이 음양 오행상으로 살펴볼 때 가장 강했던 것은 지난 1980년에서 1988년까지의 기간이었다. 이는 우리가 88올림픽을 개최했을 때였다. 당시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이 맡고 있었으며, 강성한 미국의 힘에 눌려 소련은 안락사 일보직전이었다.

월남전의 패배를 곱씹고 있던 그 기간 동안이 어째서 가장 강성한 때였다고 하는가? 삼합(三合)이라 부르는 오행상의 개념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1980 년부터 1988 년에 이르는 기간은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했던 시기로서, 이 기간 중에 미국은 위기 의식을 느꼈고 그것이 발판이 되어 월남전의 상처를 치유하고 전 국민이 하나로 뭉쳐 다시금 강하게 일어난 기간이다. 이를 삼합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80년 경신(庚申) -- 1984년 갑자(甲子) -- 1988년 무진(戊辰)

바로 이 기간은 물의 기운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이기에 물의 나라 미국이 내적으로 가장 건실하고 강성했던 기간이었으며, 1988년 이후의 미국은 이 기간에 이룬 발전의 토대 위에 영화를 떨쳤던 기간인 것이다.

소련의 붕괴 후, 미국의 일방주의는 이미 예고되었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경제를 재건한 미국은 1995년이 되자 역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강세를 유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의 돈이란 돈은 모두 미국으로 흡수하여 풍족한 생활을 영위했고 그 바람에 전 세계는 미국의 왕성한 내수 경기로 인한 재미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으니, 미국이야말로 세계 경제를 이끄는 성장 엔진 역할을 자임했다. 미국이 뭐라 좀 거들먹거려도 돈버는 재미 탓에 그리 개의치 않았던 것이다.

돈이 모조리 미국으로 몰려들다 보니 미국의 증시는 천장부지로 치솟았고, IT를 기반으로 하는 신경제 시대가 왔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것이 바로 긴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마지막 축제이자 파티인 줄 그 누구도 모르는 상태에서 잔치는 한없이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이 뻑적지근한 잔치는 2000년 초에 갑자기 끝을 보게 된다.

이 역시 삼합으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1992년 임신(壬申) -- 1996년 병자(丙子) -- 2002년 경진(庚辰)

외양상으로 이 기간이야말로 미국이 가장 전성기를 구가한 시기라고 해도 좋겠지만, 이미 내부로부터의 탄력은 시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2002년에 와서 천간의 경금(庚金)이 물을 생하는 모습이 나왔는 바, 이는 역으로 말하면 물의 기운이 약해지고 고갈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2002년의 경진(庚辰)이라는 코드는 길게 보면 과거 120년에 걸친 수기(水氣)의 신장세가 이제 그 걸음을 멈추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서 미국의 힘은 그 내부로부터 고갈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그렇기에 2002년은 20세기의 신흥 강국 미국의 정신과 혼이 쇠퇴로 접어드는 출발점이자, 세계사적인 전환기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러자 그 쇠퇴를 촉발시키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바로 2001년 신사 년에 발생한 9.11 테러였다.

필자의 100회째 글 “계시(啓示)라는 것에 대해”라는 글에서 ‘커다란 일이 발생하면 그 자체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차 다가올 상황의 징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일도 그런데, 하물며 대형 사고라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대단히 깊고 크다. 이를 일러서 계시라고 한다.’ 라고 얘기했었다.

9.11 테러라는 커다란 참극이 발생한 것의 의미에 대해 미국은 반성이나 성찰보다는 분노에 눈이 멀어 피의 복수를 다짐하면서 강자가 빠지기 쉬운 함정인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자세로 전환했으니 이것이 바로 일방주의의 시작이었고, 선제공격 정책의 출발이었다.

2001년에서 60년을 거슬러 가면 1941년이며, 이 해 일본 기동함대가 진주만을 기습공격 하면서 태평양전쟁이 발발했었다. 그런데 이 번에는 해군기지가 아니라 세계무역센터였기에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미국적 세계화에 대한 경고였던 것인데, 미국은 가장 끝을 보기 어렵고 소모적인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선 것이니 방향이 틀린 것이다.

미국이 9.11 테러 이후 변했다는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미국은 세계가 불바다로 변했던 2차 세계 대전의 전 기간을 통 털어 민간인 사망자는 26명에 불과했었는데, 9.11 테러로 인해 수천의 민간인이 일시에 사망하는 재앙을 겪었으니 그들이 입은 정신적 충격이 무척이나 컸을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새겨보면 여태껏 미국인들은 전쟁이란 것을 언제나 대서양 건너 저편, 태평양 건너 저편의 먼 땅에서 일어나는 일로만 여겨오면서 미 본토는 두 개의 큰 바다로 격리되어 전쟁의 재앙과는 별 상관이 없는, 그야말로 ‘신이 점지한 땅’(神洲)으로만 생각해왔다는 말이 된다.

그런데 그 신주에 청천벽력으로 수천의 사람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으니 그 충격이야 실로 컸겠지만, 왜 그런 분노와 증오를 불러일으켰는지에 대한 성찰도 있어야 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전쟁에 앞서 왜 다른 나라,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이토록 우리를 증오하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군중 심리란 것이 어디 그런가, 되풀이되는 역사의 과오에서 미국 또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라 하겠다.

미국이 이라크를 강점한 것은 늙은 영감이 젊은 첩을 강제로 얻은 것과 같아서, 이제 미국의 정력은 급속도로 고갈되어 갈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날 일방주의라 불리는 미국의 정책은 사실상 말기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물의 나라인 미국의 힘은 물이 생(生)하는 나무(水生木)기운에 있는 바, 그 나무 기운의 성쇠를 살펴보면 간단히 답을 얻을 수 있다.

2001년 신사(辛巳) -- 2005년 을유(乙酉) -- 2009년 기축(己丑)

이는 금(金)기운의 삼합으로서, 신사년의 신금(辛金)이 2005년 을유년의 을목(乙木)을 눌러 2009년 기축년이 되면 기토(己土)가 와서 계수(癸水)를 누르니 미국의 힘이 약해진다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일방주의는 오는 2005년 을유년이 그 정점으로서 그 이후 서서히 쇠해진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미국의 힘이 쇠하고 나면 좋은 세상이 오는 것일까? 그것은 아무도 모르며, 더 거친 세상으로 들어가는 초입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의 힘이 쇠하고 나면 전 세계는 길고 긴 디플레이션의 터널로 들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디플레이션은 모든 정책 당국자들이 기피하는 현상이지만, 사실 좋은 면도 많다.

자전거는 멈추면 쓰러진다. 자본주의의 생산 방식 역시 그러하다. 오늘날의 글로벌 자본주의는 끊임없는 생산을 전제로 하기에 무제한의 시장이 있어야 하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때로는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 그런가하면 소비 역시 끊임이 없어야 한다. 그 결과 산업 폐기물질의 범람과 무차별적인 환경 파괴를 불러오는 것이 오늘날의 글로벌 자본주의이다.

그러니 디플레이션이 오면 세상은 생산이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소비가 줄어들고 소득도 줄어들면서 사람들은 좀 더 차분하고 겸손해지며, 지구 역시 환경파괴로부터 좀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니 그 역시 세상의 이치, 즉 한번 펼치면 한 번 움츠러드는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세상은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는 법이기에 중요한 것은 가난하게 살자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아끼고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길인 바, 디플레이션은 그런 우리의 잊었던 모습을 되찾게 해주는 좋은 점도 있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 봄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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