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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방미보고 핵은 "미국의 反韓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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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방미보고 핵은 "미국의 反韓감정"

이라크 파병 여론몰이 시작? "한미관계 루비콘강 건넜다"

6박7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귀국보고 일성(一聲)은 ‘장난아닌’ 미국내 반한감정이었다.

한미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할 정도로 냉랭해졌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한미간 현안인 북핵, 이라크 파병, 주한미군 재배치,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최 대표는 이같은 ‘레퍼토리’를 가지고 전방위 여론전에 돌입, 이라크 파병 여론몰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활동보고서 내고 여론전 돌입**

그 첫 번째 시도는 한나라당이 최 대표의 방미 성과를 부각시키기 위해 22일 내놓은 방미대표단 활동보고서.

보고서는 ‘방문소감’의 첫째 항목으로 한미동맹을 거론하며 현정부 들어 발생한 잇단 반미시위와 미군부대 습격 등으로 한미동맹관계가 심각히 훼손됐음을 지적, “미국 조야 지도자들과 미국 일반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근거로 제시된 것은 방문중 만났던 재미교포들의 반응이었다. "2백50만 재미교포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은 한국 내 반미시위로 인해 생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내 반미감정이 미국 언론에 실제보다 부풀려져 전해지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을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한반도 전문가, 의회 관계자, 언론기관, 워싱턴과 뉴욕의 현지 교민들로부터 최근 반미시위, 미군부대 습격, 성조기 방화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한 한미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며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공산정권에 넘어가는 것은 아닌가”라는 교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보고서는 이어 “한국내 반미감정보다 심각한 문제는 미국이 한국을 보는 눈이 과거 어느 때보다 냉랭해졌다는 것”이라면서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미관계의 손상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까지 단적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북핵, 미국 강경방안도 배제 못하는 상황”**

한미동맹에 대해 ‘잔뜩 겁을 준’ 이같은 진단은 북핵, 미군 재배치, 파병 문제에 관한 보고를 관통하는 주된 맥락이 됐다.

북핵문제에 대해 보고서는 “6자회담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북핵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못하고 북한이 계속 핵개발을 고수할 경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미국의 강경해결방안 선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미국 조야 인사들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은 북한의 안보위협을 무시한 일방적인 유화정책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승계한 현 정부의 대북정책도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소개됐다.

보고서는 미군 재배치, 이라크 파병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전하며 “미국 조야 인사들은 북한의 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무성의와 무책임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한국이 원치 않는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이라크로 보내자’는 언론계 인사의 말도 덧붙였다.

***귀국후 시종 ‘예사롭지 않은 한미관계’**

보고서가 전한 내용은 사실 최 대표의 방문 과정과 귀국후 발언을 통해 이미 나왔던 것을 되풀이한 것이다.

최 대표는 지난 20일 귀국직후 가진 상임위원장·운영위원·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 “한미관계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느꼈다”며 그같은 내용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미국인들의 반응을 ‘국무성 사람들은 부드럽게 말했지만 정이 많이 떨어진 느낌, 의회쪽 사람들은 한국이 북의 위협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데 주한 미군은 필요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 한반도 전문가들은 노골적인 냉소’로 정리했다.

“갈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는 최 대표는 “미국 조야가 한반도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직접 확인한 것이 수확”이었다며 자신의 진단이 정확함을 강조했다.

***김대중 칼럼 ‘배신감’과 유사한 전언**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 대표의 이같은 전언이 그 목적에 있어 순수하지 않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한감정의 정도가 과연 그토록 심각한 것인가도 문제이거니와 이라크 파병과 북핵에 대한 한나라당의 향후 입장, 대정부 공격을 위한 ‘여론몰이용’ ‘명분축적용’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미보고 내용이 지난 1월 워싱턴 주재 이사기자로 발령났던 김대중 전 조선일보 주필의 첫 워싱턴발 칼럼 ‘배신감’(1월 25일자)에서 시도했던 여론몰이와 유사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김 주필은 당시 칼럼에서 “최근 미국 정계와 관계를 돌아보고 온 한 정치인은 미국 지도층인사들이 한국에 대한 ‘배신감을 깊이 느끼고 있다’고 말하더라고 했다”며 노무현 새정부의 대미관계를 견제했었는데, 이에 언급된 ‘방미 정치인’은 다름 아닌 최병렬 대표였다.

이와 관련 한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파병이나 북핵문제 등에 있어 한나라당의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불과하다”며 “파병이나 북핵문제에 있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올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반한감정이 그렇게 심각했다면 그걸 해소하는 것이 최 대표의 방미활동 초점이 됐어야 했다”며 “(최 대표가)북핵문제의 원인이 햇볕정책이라는 식의 주장을 해서 오히려 미국측에 그런 인식을 더 부채질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와 한나라당의 여론전은 이미 시작됐다. 최 대표는 22일 방미 결과를 정부와 여야 의원, 사회단체 등에 브리핑(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특히 ‘브리핑하고자 하는 대상이 대통령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쓰고 싶으면 그렇게 쓰라”고 말해 노 대통령과 회동의사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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