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이냐 분당이냐의 갈림길에서 민주당 당무회의가 긴장 속에 시작됐다. 일주일간의 ‘5인 조정기구’ 협상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못한 가운데, 이날도 임시전대 소집 안건을 표결처리하려는 신주류와 이를 저지하려는 구주류의 입장이 엇갈려 진통이 예상된다.
***팽팽한 신경전**
이날 오전 당무회의는 난장판이었던 지난 28일 당무회의가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기 때문인지 지난번과 같은 심한 몸싸움이나 욕설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날도 개회 예정시간 1시간여 전부터 70여명의 당원 당직자들이 회의장을 가득 채웠으며, 구주류측 유용태 이윤수 의원 등도 일찌감치 출석해 의장석 주위에 자리를 잡는 등 팽팽한 신경전이 오갔다. 신당추진모임도 당무회의 직전 여의도 모 호텔에서 20여명이 조찬모임을 갖고 오전 8시께 당무회의장에 도착했다.
정 대표의 요청으로 회의 시작 직전 막판조율을 위해 박상천 최고위원 정균환 총무 이상수 사무총장 등이 대표실에서 20분가량 모임을 가졌으나, 모임후 이 총장은 “합의가 안돼 합의가”라고 말하는 등 별무성과였다.
9시30분께 정대철 대표가 입장, 비공개 회의 진행을 위해 장내 정리를 요구했으나 일부 당원 당직자들이 “공개로 하자”며 퇴장을 거부해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회의공개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발언이 이어지자 정 대표는 “여기는 연설장이 아니다. 이렇게 협조를 하지 않으면 비상수단을 쓰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상수 총장이 거듭 퇴장을 요구하자 일부 당원들은 “우리를 내보내려는 것은 무슨 음모가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고, 이에 이 총장은 “나 사무총장이야”라고 맞고함을 치는 등 잠시 고성이 오갔다.
이같은 실랑이 끝에 당무회의는 당초 예정시간을 1시간30분여 넘긴 오전 10시35분께 어렵게 개회됐다.
***합의도출 어려울 듯**
정대철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분열없는 통합신당을 위해 혼신을 다했으나 옥동자를 탄생시키지 못했다”며 “유감스럽게도 1주일간의 조정대화 노력의 결실을 맺지 못했다”고 말해 이날 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정 대표는 ‘5인 조정기구’에서 자신이 제안한 ‘여론조사형 지역별 대의원 투표’ 방식을 설명하며 이에 대한 합의 도출을 촉구했다. 이는 서울에서 대규모 전당대회를 여는 대신 16곳의 지역별로 나눠 대의원들이 당의 진로를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나, 신-구주류 양측 모두에서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5인 조정기구에서 당명은 통합민주당으로 하되 민주당을 골간으로 온건중도를 이념적 좌표로 삼는다는 점에는 합의가 됐으나, 흡수통합 방식이냐 신설통합 방식이냐에 대한 합의는 보지 못했다”고 보고한 뒤, “오늘 이 자리에서 합의 못보면 분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그러자 구주류의 반발이 즉각 튀어나왔다. 이윤수 의원은 “통합이 됐든 흡수가 됐은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조직이 먼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상대 조직이 없는데 흡수니 뭐니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신당연대는 거의 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사람들인데 이들과 할 것인지, 개혁당 유시민씨와 할 것인지 상대가 누군지를 먼저 확실히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논의를 원점으로 돌렸다.
지난 28일 당무회의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우려, 이날 회의는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지만 신-구주류의 입장차이가 워낙 커 결론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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