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이 있는 본청 앞에서 250여 명의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본회의가 열리기 약 30분 전부터 모인 당원들이었다.
헌정 사상 최초로 현역의원으로서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3시에 예정된 본회의에 앞서 당원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사랑과 의리로 뭉친 통진당을 막을 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저들은 역사의 반대 방향으로 가고 우리는 정방향으로 간다"며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 나서 이 의원을 포함한 통진당 의원들이 함께 본청으로 입장했다. 이 과정에서 여느 때보다 경비를 강화한 국회 관계자들이, 입장하려는 사람의 신분증을 하나하나 확인하려고 하자 소동이 일기도 했다.
입구에서 한바탕 소란이 인 끝에 보좌진, 취재진 등 관계자들이 본청 문턱을 넘었지만 본희의장 바로 앞에서도 소동이 그치지 않았다.
몇몇 새누리당 의원은 본회의장 앞에서 '국정원 개혁'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선 통합진보당 보좌진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혀를 차며 지나갔다.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후 의원회관으로 이동하며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은 피켓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입장하려 했으나 국회 경위들이 이를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김재연 의원과 경위 사이에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김재연 의원과 보좌진은 "지금 몸을 밀친 것이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김미희 의원도 함께 경위에게 항의했다. 김미희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발언권 없이 발언대에 올라 발언하려다 제지당해 끌려 내려가기도 했다.
난데없는 '가방 소동'도 있었다. 민주당 김현 의원에게 경위가 가방을 놓고 가라고 요청하자 김현 의원이 "소지품 검열이냐"고 맞선 것.
본회의장에 가방의 반입을 금지한 전례가 없었던 터라 현장 기자들도 의원의 소지품까지 규제하는 진풍경에 고개를 갸웃했다.
김현 의원은 본회의장 입구에 선 기자들에게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가방 안에 최루탄이 있을지도 모르니 살펴보라고 경위에게 말했다더라"며 불쾌감을 표했다.
최루탄을 우려한 심재철 의원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큰 소동은 벌어지지 않았다. 피켓 소동, 가방 소동 등의 자잘한 해프닝 끝에,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회의가 끝난 후 이 의원은 다시 당원들 앞에 서서 "한국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당원들은 예의 그 열렬한 환호로 회답하며 국회를 나서는 이 의원의 뒤를 따랐다.
하루 종일 전국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석기 체포동의안 원포인트 본회의'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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