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북한 핵문제의 해결에 대해 관련 주변국들이 책임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낙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4개월만에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진전은 이 문제에 대해 (주변국들과) 책임을 공유하는 것에 관해 실제로 진지한 진전을 이루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 진전은 김정일의 태도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믿으며 그 태도변화는 이 지역 평화를 위해 매우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전에 후진타오 주석과 북핵 논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로 북핵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밝히면서 “그것은 후 주석으로 하여금 김정일과의 대화 과정에 계속 머물러달라고 권고하는 과정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후 주석에게 우리가 일본과 한국, 러시아도 역시 (대북대화에) 참여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부시 대통령은 또 “모든 국가들이 미스터(Mr.) 김정일에게 그런 무기를 계속 개발하는 것은 그 나라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가 그런 무기 프로그램들을 해체하는 것을 보고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핵문제가 시작된 후 미국 행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부시는 “북한 문제를 이해하는 데서 중요한 것중의 하나는 양자접촉이라는 과거의 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라면서 “북한은 약속할 용의는 있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는 정책결정자들이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할 것인지를 똑똑히 보여주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프로그램에 관한 태도를 변화시키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국과 함께 북한의 다른 주변국들도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해 다자간 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미스터 김정일” 호칭 눈길**
4개월만에 처음으로 갖는 단독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 21일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회견 이후 두 번째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칭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을 지칭한 것은 두 번. 부시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통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이라고 부렀고 김 위원장의 태도변화를 기대한다는 대목에서는 그냥 ‘김정일’이라고 불렀다.
평소 김 위원장에 대한 혐오감을 가감없이 표출하고 그를 ‘피그미’로 부르며 개인적인 증오심을 나타냈던 부시 대통령이 최근 두 번에 걸쳐 ‘미스터’라는 친화적 호칭으로 부른 것은 그의 태도에 큰 변화가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미국이 북핵문제에 있어 강경한 자세를 버리지 않았던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부시 대통령의 '김정일 혐오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미국은 김일성 주석 생존시에도 극한대립기에는 그를 '독재자' '아시아의 스탈린'으로 비난하다가 유화국면에는 '민족주의자(Nationalist)'로 호칭에 변화를 주었었다.
***볼튼 차관, "회담 재개 비관하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의 신화사통신은 30일 밤(현지시간) 후진타오 중국국가주석과 부시 미대통령의 통화사실을 밝히며, 북핵문제와 양국관계에 대한 의견교환을 한 뒤 국제문제 등에서 협력관계를 계속하기로 기본적으로 일치했다고 보도해 북핵문제와 관련, 모종의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부시대통령은 통화에서 "쌍방은 여러개의 중대한 국제문제에서 밀접하게 협의와 협력을 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과의 협력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주석은 "많은 구제문제와 중요한 분야에서의 양국간 교류, 협력에 새로운 진전이 있었다"며 최근의 양국관계를 높게 평가했다고 신화사는 전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30일 서울을 방문중인 존 볼튼 미국무차관이 "북핵문제에서 북한이 협의 재개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견해를 표시해 와 회담 재개를 지나치게 비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국외무부의 고위관리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볼튼 차관은 이날 윤영관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회답을 보내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현단계에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견해를 표시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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