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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아들사체 사진공개에 아랍 격분

"이라크가 미군 시신 공개했을 때는 '비윤리적'이라더니"

미국이 24일(현지시간)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두 아들의 시신 사진을 전격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인들은 사망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미군에 대한 저항운동이 오히려 거세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후세인 아들들의 사망으로 이라크 저항세력의 예봉을 꺾기를 바랐던 미국의 예상과 정반대의 사태전개다.

<사진>

***페다인 민병대원, ‘복수의 성전(聖戰)’ 선언**

두바이의 알 아라비아 위성TV는 시신 사진이 공개된 이날 자신을 사담 후세인의 페다인 민병대라고 밝힌 무장 게릴라의 모습을 내보냈다.

두건을 쓰고 총을 든 페다인 대원은 “점령군은 우다이와 쿠사이의 죽음이 우리의 저항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에게 공격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바이다”며 ‘지하드(성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우다이와 쿠사이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이라크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우다이와 쿠사이가 사망했다는 미군의 공식 발표 이틀째날에도 3명의 미군 병사가 또다시 이라크 무장 저항세력의 공격에 숨졌다. 이로써 사망 발표가 난 후 이라크인들의 공격으로 숨진 미군은 5명으로 늘었다.

***사진 공개해도 믿지 않는 이라크인들**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이라크인들이 시신 사진을 진짜라고 믿지 않으며 사진 공개는 이라크인들의 저항정신을 꺾으려는 미국의 계략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아무런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사진 공개는 미국이 후원하는 이라크의 TV방송과 CNN, 아랍 위성방송, 일간지 알-사아 등에 의해 이뤄졌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한 전력 공급의 차질로 이 장면을 본 이라크인은 실제로 많지 않다는 것이 로이터통신의 판단이다.

바그다드 거리를 지나가는 한 시민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계략이다. 나는 우다이와 쿠사이가 미군과의 총격전으로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그다드 시내에서 이발소를 경영하는 압바스 파드힐은 또 사진을 보니 쿠사이의 시신임이 분명하다고 말하면서도 “사진이 불완전해 의구심이 여전히 남는다. 미군이 우리에게 확신을 주려면 더 많은 사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 바그다드시민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후세인의 아들들이 실제로 죽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이라크인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고 말했다.

***사진 공개에 비난 잇따라**

시신 사진을 전격 공개한 미 행정부는 살해된 전투원의 시신 모습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군 관례에 따라 공개 주체를 미군 주도의 연합국 임시기구(CPA)로 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사진공개를 지시한 사람은 자신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군내에서는 사진을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공개에 대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앞으로의 분쟁에서 사망한 미군의 시신을 마음대로 공개할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럼즈펠드 장관은 1989년 정부 전복으로 공개처형당한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체스크의 사례를 들며 “그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루마니아인들이 갖고 있던 두려움과 공포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번 사진 공개가 전쟁 중에 이라크군이 미군의 시신 사진을 공개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시 이라크군의 행위를 '비윤리적'이라고 맹비난했던 미국의 이번 행위에 대한 비난여론이 만만치 않다.

요르단의 정치분석가 사하르 알 카셈은 이에 대해 “이라크가 미군의 시신을 방송했을 때 미국은 인권 침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그들이 왜 지금와서 잔인한 사진을 내보내는가”라고 비난했다.

CNN 방송 인터넷판은 이날 시신 사진 공개를 둘러싸고 미국 내에서도 윤리 논쟁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논란의 초점은 미국이 과연 충격적인 사진을 꼭 공개할 필요가 있었는지, 또 과연 군사행동에서 살해한 적의 사진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이제 바꾸었는지 등이었다.

문제는 미국의 사진공개 같은 행동이 이라크인들의 감정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24일 "우다이와 쿠사이의 사망은 보복 공격을 촉발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하루빨리 유엔이 이라크 평화유지의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미군정의 폴 브레머 최고 행정관도 후세인 아들들의 사망이 미군의 안전확보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겠지만 앞으로 수일간 보복공격이 잇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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