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이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구강청정제와 초등학교 2학년 바른생활책을 택배로 보냈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배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 부대변인은 23일 “김 전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과 햇볕정책을 비판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17일 오전 10시 당사에서 퀵서비스를 불러 구강청정제와 바른생활책을 배달토록했으나 출근길에 어머니가 ‘전직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안보내는 게 좋겠다’고 한 말씀이 걸려 곧바로 배달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장 부대변인은 또 ‘DJ 이적행위’ 발언을 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에게 대표실로 냉수와 신경안정제를 보낼 예정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거짓말에 논평까지 발표**
문제는 장 부대변인이 YS에 대한 배달을 취소시키고도 이날 오후 2시께 기자들에게 "택배했다"고 밝히면서 관련 논평까지 배포했다는 점이다. 기자들은 이를 사실로 믿고 보도했고, 그후 장 대변인은 "속 시원한 일을 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YS나 민주당이나 유치하긴 마찬가지"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장 대변인의 이같은 거짓 행동은 그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플레이’를 했으며, 자신은 물론 민주당 논평에 대한 신뢰까지 손상시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도력이 사라진 민주당의 어지러운 현주소다.
***대변인실,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
민주당의 한 부대변인은 24일 이에 대해 "동료 부대변인으로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며 "우리는 논평으로 말하는 사람들이지 택배를 보내는 것은 시민단체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처음부터 말렸다"고 말했다. 그는 "끝내는 보내지 않아 다행이지만 결국 장 부대변인의 말이 거짓말이 된 셈이어서 안타깝다"고 거듭 유감을 포했다.
이에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최병렬 대표의 상도동 자택 예방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일본, 중국 가서 한 얘기가 다 틀리며 아침과 저녁 얘기가 다른데 믿음이 가겠느냐”면서 “(노 대통령을) 내가 픽업(pick-up)했기 때문에 잘해주길 바랬는데 다 틀렸다”고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은 바 있다.
이에 발끈한 장 부대변인은 17일 “전직 대통령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입을 세척하라는 의미에서 바른생활책과 구강청정제를 보냈다”면서 “당초 중학생용 도덕책을 보내려고 했으나 구하지 못해 초등학교 2학년 바른생활책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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