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새 농림장관 발표가 연기되는 등 산고가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간척을 비롯해 도하개발아젠다(DDA)농업협상,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대책 등 새 농림장관이 풀어가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는 데 따른 고심의 흔적이다.
***盧 “좀더 검토하라”며 재가 거부**
“인사보좌관 하기 어렵죠. 잉.”
정찬용 인사보좌관이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청와대 브리핑실에 들어서자마자 던진 말이다.
정 보좌관은 “여러 차례 회의를 거듭하고 거듭해 11시에 발표를 정해서 하려고 했다”면서 “그러나 논의에 논의를 거듭해 오늘 중에 후보자로 압축된 사람들을 일종의 집단 인터뷰를 통해서 적절한 분을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보좌관은 “따라서 소문이 나 있는 것하고 달라질 수도 있다”며 “저희들의 공식 입장은 오늘 밤안에 후보자군을 인터뷰하는 과정을 거쳐서 결정하겠다”고 말해 새 농림장관 임명은 24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아침 청와대 기자실에는 오전 11시 엠바고(비보도)를 전제로 민병채 전 양평군수가 새 농림장관으로 결정됐다고 알려졌다. 일부 방송과 인터넷 신문에는 오전 11시에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보좌관 발표후 석간 신문들은 기사를 실었다가 급히 빼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정 보좌관은 “설령 약간 딜레이(연기) 되는 한이 있더라도 후회 없는 인선이 되기 위해 시간을 더 갖기로 한 것”이라면서 “벼랑 끝에 몰린 농촌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고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중요한 대외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협상력 등을 다 고려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보좌관은 민병채씨가 사실상 결정된 것처럼 발표됐다 번복된 경위에 대해 “처음에 16명 중에 오늘 3명으로 압축해 보고를 드렸고, 그중 민병채씨가 1순위였다”면서 “괜찮으리란 판단도 있었지만 다시 검토하자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즉 인사추천위원회에선 민병채씨를 1순위로 추천했으나 노 대통령의 막판 재가 과정에 번복됐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법률적, 윤리적 검증 과정의 문제는 아니었다”면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좀더 비교 검토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민병채씨에 대해 “농업분야 협상에서 전문성은 모르겠지만 회사를 운영하면서 외국계 회사하고 많은 교섭을 했던 경험이 있어 국제 협상에 부족함은 없다고 본다”면서 장관 후보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23일 밤 장관 후보 대상 인터뷰 실시**
정 보좌관은 검증 방법으로 민병채 전 양평군수, 허상만 순천대 식물생산과학부 교수 등 장관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23일밤 인터뷰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촉박하게 결정됐기 때문에 다 조정하진 못했지만 인사추천위원회 소속 참모뿐 아니라 통상교섭본부장 등도 전문성 부분을 검증하기 위해 인터뷰에 참석하거나 의견을 들어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장관 임명에 앞서 검증 방법으로 인터뷰를 실시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앞으로 계속 단정하긴 힘들지만 대통령께서는 주요 직위에 관해서는 인사추천위의 범위를 넓혀 검증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답해 향후 인선에 있어 이같은 방식을 도입할 의사도 있음을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첫번째 조각 땐 국민여론 수렴 등 5단계 검증 과정을 거쳤으나 김영진 전장관의 갑작스런 사퇴로 이 같은 과정을 모두 거치기엔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9일밤 이봉수 민주당 김해지구당 위원장(대선 당시 농업특보), 김인식 청와대 농어촌 TF 팀장 내정자, 민병채씨 등을 만나 만찬을 함께 하면서 농림장관 인선 등 농정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도하개발아젠다(DDA)농업협상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후속대책 등을 위한 국제협상및 농민설득 능력 ▲새만금 사업 사회갈등에 대한 조정 능력 ▲농정 개혁과제 철학과 추진력 등을 주요 검증 잣대임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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