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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 사체로 발견돼 큰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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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 사체로 발견돼 큰 파문

영국정부의 'WMD 정보조작' 폭로한 켈리 박사

영국 정부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정보 문건을 왜곡했다는 BBC 방송 보도의 '취재원'으로 지목됐던 영국 국방부 자문역 데이비드 켈리(59) 박사가 18일(현지시간) 실종 하루 만에 변사체로 발견돼 영국은 물론 전세계를 경악케 하고 있다.

<사진>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영국 템스밸리경찰서의 데이비드 퍼넬 서장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옥스퍼드 셔 애빙던에 있는 켈리 박사의 집으로부터 약 8㎞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켈리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공식 확인을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켈리의 가족은 그가 지난 17일 3시경 오후 산책을 나간 뒤 귀가하지 않았다며 실종신고를 했었다. 변사체가 발견된 것은 다음날인 18일 오전 9시20분이었다.

켈리 박사의 부인 제니스 켈리는 남편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BBC 보도와 관련한 의원들의 조사를 받은 뒤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화한 성품 켈리 박사, 의회 조사후 스트레스 호소**

켈리 박사는 국방부에 의해 영국 정부의 이라크 무기정보 각색 정보를 흘린 '내부 고발자'로 지목돼 지난 8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증언에서 "BBC 방송의 국방담당 기자인 앤드루 길리건 기자를 만난 적은 있지만 내가 결정적인 '취재원'은 아닌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었다.

길리건 기자는 지난 5월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 토니 블레어 총리의 측근인 앨러스테어 캠벨 공보수석이 작년 9월 이라크 WMD 보고서 작성시 "이라크가 45분만에 생물.화학무기를 실전 배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이 보도의 진위와 관련, 영국 정부와 BBC간 공방이 벌어졌고 국방부는 지난 10일 켈리 박사를 제보자로 지목하면서 BBC에 익명의 취재원을 밝힐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BBC 방송과 길리건 기자는 취재원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켈리가 허가 없이 기자를 만나 '공무원 복무규정'을 위반했으나 처벌 대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온 국방부는 그의 실종 소식이 전해진 뒤 "그의 안위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으며 무사히 귀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군축 전문가인 켈리 박사는 1차 걸프전이후인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이라크에서 유엔 무기사찰단원으로 활동했으며 1994년 이라크에 있던 유엔의 생물학전 수석자문관이 된 뒤 1999년까지 일했다. 켈리는 경력의 대부분을 국방부와 다른 정부부처와 기관들에 군축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자문역으로 활동했다.

***영 보수당, 블레어 조기 귀국과 독립 수사 요구**

켈리 박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에서는 사망의 배후와 대량살상무기 정보 조작에 관한 논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켈리 박사 소식이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발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즉각 보고됐다"고 밝혔다. 일본으로 향하는 기내에서 소식을 접한 블레어 총리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사체가 켈리 박사의 것일 경우 독립적인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세간의 '암살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한 조처였다.

켈리의 사망 소식은 블레어 총리 순방길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야당인 보수당을 비롯 영국 정부의 정보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측에서는 블레어 총리의 조기 귀국과 빠른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보수당의 던컨 스미스 당수는 "내가 총리라면 아시아 순방을 그만둘 것이다. 무수히 많은 질문거리가 있다"며 독립적인 수사의 조속한 실시를 촉구했다.

이라크전 정보조작으로 궁지에 몰린 블레어총리는 켈리 박사의 사망으로 한층 깊은 늪에 빠져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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