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성 바오로 성당 지하 묘소에 안치돼 있던 사도 성 바오로의 석관이 거의 500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다고 교황청 관계자들이 11일 말했다.
이들은 교황청 고고학자들이 성 바오로 성당의 제단 밑 지하 묘소에 안치돼 있던 성 바오로의 대리석 석관을, 성당을 찾은 일반 신도들이 육안으로 볼 수 있도록 석관을 둘러싼 회반죽과 쇠창살 등을 제거하고 유리로 된 벽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사도 성 바오로의 관은 이제까지 관 위 45㎝ 지점에 '순교자 사도 바오로'라는 라틴어 명문과 함께 설치된 대리석 판 때문에 일반 신도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성 바오로의 석관이 안치된 지하 묘소는 1545년에 폐쇄돼 일반 신도들이 찾아 볼 수 없게 돼 있었으나 지난 2000년 대희년 기간 중 성 바오로 성당을 찾은 신도들이 바오로의 석관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냄에 따라 교황청은 2002년부터 석관 공개를 위한 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
최소한 서기 390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석관이 공개됨에 따라 석관에 성 바오로의 유해가 들어 있는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교황청 전문가들은 11일 석관을 자세히 검사하고 궁극적으로는 열어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냈다.
일반인들은 그러나 성 바오로의 두개골은 로마의 성 요한 라테란 성당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고학자 조르조 필리피는 "내용물에 관계없이 이 석관을 상징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바오로 성당을 관장하는 안드레아 코르데로 란자 디 몬테제몰로 추기경은 "이 석관이 4세기 이후 개관된 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석관이 두꺼워) X선 검사로 내부 탐사가 어려울 경우 교황의 승인을 얻어 내부를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 바오로는 서기 1세기에 로마의 기독교 탄압 당시 참수되는 순교를 당한 것으로 전해 오고 있으며 성 바오로 성당은 후에 성 바오로의 묘지라고 알려진 곳에 세워졌다.
서기 390년에 헌당된 이 성당은 성 베드로 성당이 건설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었다. 성 바오로의 석관은 성바오로 성당이 화재로 재건축된 19세기에 다시 콘크리트 층으로 밀폐 보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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