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는 15일 오전 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의 김운용위원에 대한 공직 사퇴권고 결의안만 상정한 채 정회됐다. 의원정족수 미달 때문이었다.
이날 특위 회의에서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은 김 부위원장이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사실상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김 부위원장이 맡고 있는 국내 공직에 대한 사퇴권고결의안을 제출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회의가 40분 이상 늦게 시작해 일정에 쫓긴 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의사 정족수 미달로 의안을 상정만 한채 사퇴결의안은 처리 하지 못하고 정회했다. 이에 여야간사는 16일 만나 추후일정을 다시 협의키로 했다.
***김운용 위원, 대역공 시작**
평창유치특위 정회직후 김운용 위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근거도 없이 타인에게 전해들은 얘기만으로 이번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김용학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밝히며 역공에 나섰다. 김 위원은 이밖에 평창 유치위의 공로명 위원장, 최만립 부위원장, 최승호 사무총장도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어 "김진선 강원도지사에 대해선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1차적으로 본인에 대해 사과기회를 주고 응답이 없을 경우 대응 방안을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유치위의 윤강로 사무차장이 확인해 준 바에 따르면 최만립 유치위 부위원장이 이야기한 `북미 IOC 위원'은 캐나다의 딕 파운드 위원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본인이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했다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 것은 동료 위원을 음해한 것으로 보고, 딕 파운드 IOC 위원을 IOC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이 이처럼 역공에 나선 것은 이번 사건이 물증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다분히 감안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용학 의원 등은 IOC 관계자들의 전언을 토대로 김운용 부위원장의 유치 방해설을 주장했으나 녹취록을 포함해 실질적인 물증은 제시하지 못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캐나다의 딕 파운드 위원까지 IOC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는 등 초강수를 던져 법정싸움은 물론 국제적인 파문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평창 찍지마라'의 진원지는 캐나다 IOC위원 딕 파운드**
한편 이에 앞서 14일 특위에서 참고인들의 진술을 통해 핵심이슈로 등장한 것은 김운용 위원이 '평창을 찍지마라'는 얘기를 했다는 북미의 한 IOC위원의 말과 독일 스포츠지 '스포르트 인테른'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최만립 부위원장은 특위에서 직접화법으로 옮겨달라는 민주당 함승희 위원의 질문에 대해"북미의 한 IOC위원이 내게 'Sorry, Don't vote for Pyeongchang'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특위에서 또 하나의 쟁점은 평창을 폄하한 독일의 스포츠지 '스포르트 인테른'의 6월 18일자 요약본이 발행 전날 한국식인 '2003 June 17'로 팩스를 통해 평창유치위에 전송된 경위와 유치위에서 이 잡지를 구독한 의도였다.
이에 대해 김운용 위원은 특위에서 "스포르트 인테른은 평창에 대한 홍보가 잘 안된 상황에서 외신기자를 초대해 기자회견을 하라는 아이디어낸 곳이었을 뿐 나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운용 위원이 김용학 의원 등을 고발하는 강경대응을 함에 따라 세인들의 관심은 평창유치특위가 어떤 결론을 낼 수 있을 지에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증거대신 시종일관 사건정황에 대한 확인에 그친 '김운용 책임론'에 대해 명쾌한 판결을 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배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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