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산하 청구성심병원 지부 조합원 8명이 병원측의 부당노동행위와 노조탄압으로 정신질환을 앓게 됐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집단산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용자를 대상으로 정신질환 집단산재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1>기자회견
***청구성심병원노조, “사측의 노조탄압으로 정신적 피해 산재보상신청”**
청구성심병원 노조원들은 7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측의 일상적인 인권침해와 탄압으로 인해 조합원 20명중 10명이 정신과의사의 검진을 통해 정신질환 판정을 받았다”라며 “관리감독기관은 즉각 병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조사를 착수해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시한 정신과 진료소견서에 따르면 “총 14명의 조합원에게 임상심리검사와 정신과적 면담을 시행하였고, 진술서를 참고해 8명에게 정신과적 질환의 진단이 내려졌다”라며 “7명은 적응장애, 1명은 비기질적 수면장애”라는 진단이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이에 “환자의 병을 치료해야 할 병원에서 오히려 환자를 만들고 있다”라며 사측을 비난했다.
진료소견서는 특히 “조합원들이 비인간적 탄압을 장기간, 반복적으로 직간접적으로 받은 것을 감안할 때, 적응장애의 진단이 대부분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조합원 대부분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이러한 비인간적 작업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이 없이는 안정과 치료후에도 재발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혀 조합원들이 입은 정신적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원 20명 중 10명 정신질환 진단**
적응장애는 이례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뒤 우울이나 불안 반응 등을 보이는 것으로 증세가 심각할 경우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물리치료사 김모씨는 “친구들이 그러는데, 새벽 2,3시에 친구들에게 전화 걸어 '나 죽으면 청구성심병원 부당노동행위가 세상에 알려질까. 아니면 묻혀질까'라는 얘기를 했었다더라. 이런 사실을 나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얘기해주고서 알았다”라며 “지금도 병원 얘기만 들어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진다”라고 스트레스에 의한 정신질환의 고통을 호소하며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흘렸다.
노조는 이러한 스트레스의 원인에 대해 사측의 노조탄압에 그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기본적으로 노조에 부정적인 입장인 사측이 노조원에 대해 직접적인 폭언과 폭력은 물론 감시, 승진차별, 차별적인 업무의 과부하, 조합원 근무부서 및 근무시간에 고의적인 인력부족배치, 집단따돌림 등 일상적으로 끊임없이 스트레스와 압력을 행사해왔다”라고 말했다.
<사진2>조합원
***청구성심병원 노사갈등 98년 이후 끊이지 않아**
청구성심병원은 이미 지난 98년에도 노사간 갈등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검찰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노사정위 부당노동행위특위(당시 위원장 노무현)의 중재를 받기도 했던 사업장으로, 그 이후에도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고 계속돼 왔다.
최근에도 노사갈등이 끊이지 않아 현재 청구성심병원 노조는 부당노동행위로 사측을 법원에 고소해, 사측이 노조에게 2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 판결을 받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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