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주류는 3일 당내 비공식 신당추진기구 구성을 선언하고 9개 분과위원장 인선을 발표하는 등 독자적인 신당추진을 강행하고 나섰다.
결별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과 함께 물밑 대화를 통한 대타협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주류와 중도파들 사이에서도 '전당대회 불가피론'이 확산돼 주목된다.
***신주류, 신당모임 인선 발표, 신당추진 강행**
신주류는 3일 제4차 신당추진모임 워크숍을 갖고 신당추진모임의 편제 및 인선을 발표, 구체적인 신당작업에 돌입했다.내정된 9개 분과위원장은 이해찬(기획) 이재정(총무) 장영달(조직) 신기남(정치제도개선) 남궁석(국민참여1) 천정배(국민참여2) 김희선(여성) 유재건(국제) 김태홍(홍보) 의원이 각각 맡았다.
신기남 의원은 “신당 논의를 마냥 지체하기는 어렵게 돼 기구를 띄우게 됐다”며 “그러나 (구주류측의) 동참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열어놓고 끈질기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2일 열린 구주류의 광주 반노(反盧) 공청회에 대해 “공천 기득권을 보장해달라는 궐기대회”라고 일축하고 “끈질기게 대화하고 문호를 열어놓겠지만 그것 때문에 신당추진 자체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호웅 의원도 “정 대표는 자꾸 더 기다리자고 하지만, 우리라도 기구를 띄워가면서 설득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주류는 전국을 순회하며 토론회, 지역언론 간담회 등을 열어 지역구도를 깨기 위한 신당 차앙의 필요성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구주류, “신당기구 구성은 해당해위이자 징계사유”**
이에 대해 구주류의 한화갑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신주류의 신당추진은) 일관성이 없다”며 “민주당 해체, 인적청산, 개혁신당, 통합신당 등의 주장은 정당창당 이념이나 시대변화 수렴 의지가 아니라 자기들의 유리한 방향으로 쫒아다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상천 최고위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공식 승인이나 결의 없이 당 해체를 전제로 한 신당을 만들기 위해 기구를 띄우는 것은 해당행위이며 징계사유”라며 “합리적 절충은 계속하겠지만 민주당을 확대해야지 신당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구주류측은 2일 열린 ‘일체의 신당논의 반대’를 결의한 광주 당 사수대회를 계기로 신주류는 물론 중도파와도 일체의 회동을 거부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결판?**
이 같은 신-구주류 간의 칼끝 대치는 결국 전당대회에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신주류 내부에서는 구주류측이 최초 제안한 전당대회를 차라리 수용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중도파들도 이에 적극적이다.
신-구주류간의 중재역할을 자임해 온 강운태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리모델링 할 것이냐 통합신당으로 갈 것이냐 해체로 갈 것이냐는 대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거기에 승복해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진로를 결정하자는 주장을 폈다.
김경재 의원도 “전당대회에서 당 진로 표결, 전대 폭력사태 예방책 마련, 전당대회 전 동등한 홍보기회 보장 등을 골자로 한 제2의 중재안을 이상수 총장에게 제시, "충분히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와는 별도로 구주류측도 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서명운동 결과 대의원 1만4천8백명의 3분의 1이 넘는 5천5백여명이 서명을 마쳐 소집요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가에서는 3일 강원용 목사 등 재야원로 10인이 시국 비상성명을 통해 "한반도 전쟁을 막을 전국정당을 건설하라"고 촉구한 대목이 향후 신당 논의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며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로들의 이같은 '반전 연대전선' 구축 제의는 그동안 각개약진하던 정파들의 대타협 명분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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