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제관계 업무와 영어 통역을 담당할 비서관을 공개 채용키로 해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비서관을 공개채용하는 것은 김 전대통령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업무를 담당할 비서관을 채용키로 함에 따라 김 전대통령이 최근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핵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인 외교활동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사 면담시 통역 등 담당할 비서관 채용”**
김대중 전대통령 비서실은 2일 프레시안을 비롯한 언론에 '김 전대통령 국제업무 담당 비서관 채용공고' 보도자료를 보내왔다.
비서실은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에 따른 별정직 2급 국가공무원 1명을 채용키로 했다"며 "응모자격은 성별 및 연령에 제한이 없으나 영어통역에 능통하고 국제협력 관련업무 경력이 있으며 석박사 학위 소지자를 우대한다"고 밝혔다. 비서실은 “7월 중 응모자를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접수,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문의 322-0047)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전직대통령은 별정직 1급 국가공무원 1명과 2급 공무원 2명을 둘 수 있다.
김한정 비서관은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일절 정치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세계 각국의 지도자나 단체로부터 면담 및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김 전대통령이 외국 인사들과 면담할 때를 대비해 통역 등을 담당할 2급 비서관을 새로 뽑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비서관은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여러 곳에서 초청이 와서 가을쯤 움직이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 방문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북핵 외교 본격화하나**
김 전대통령의 이같은 통역비서관 선발은 향후 김 전대통령의 본격적인 외교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가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정가에서는 김 전대통령이 지난달 6.15 남북정상회담 3주년에 즈음해 TV를 통해 햇볕정책의 정통성과 필연성을 강조하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서도 다자회담에 즉각 응할 것을 촉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김 전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등을 방문해 국제적인 '대화에 의한 북핵문제 해결' 여론 조성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필요할 경우에는 지난 94년 1차 북핵 위기때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극적 돌파구를 마련했듯, 김 전대통령 또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핵위기 돌파를 위한 담판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김 전대통령에 대해 아직 미국 부시정부가 견제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김 전대통령의 건강이 아직 정기적 통원치료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김 전대통령이 어느 정도까지 퇴임후 외교활동을 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위기와 관련해 '8월 위기설' '가을 위기설' 등이 나돌며 나날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재의 삼엄한 상황을 고려할 때, 두터운 국제적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전대통령의 외교활동 재개는 향후 북핵문제 해결의 주요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정가 및 외교가의 지배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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