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언론은 7월 2일(현지시간) 펼쳐지는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선정투표에서 2012년 하계올림픽에 출사표를 던진 유럽과 북미의 후보도시들간의 역학관계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
동계올림픽 개최후보도시를 면밀히 비교해 표를 던진다기 보다는 대륙별순환개최와 경제논리에 입각한 투표가 될 확률이 크다는 의미다.
스포츠계는 갖가지 흑색선전과 루머가 난무하는 가운데 초읽기에 들어간 동계올림픽 개최지선정의 변수가 올림픽 정신과 대치되는 유럽과 북미의 이권다툼이라는 사실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유럽의 '밴쿠버 밀기' 현실화되나**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투표의 총투표자는 118명. 이 가운데 유럽지역 투표자는 55명으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있을 때 마다 '유럽의 표심'이 개최지 선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렇다면 이번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에 유럽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대부분의 언론들은 2012년 하계올림픽에 런던, 파리, 마드리드, 모스크바, 부다페스트, 라이프치히, 이스탄불이 유치신청을 했기 때문에 2010년 동계올림픽을 같은 유럽도시인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에는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또한 19표를 행사할 수 있는 유럽지역 하계올림픽 개최후보도시의 IOC위원들은 밴쿠버가 동계올림픽 개최지에서 탈락하면 곧바로 하계올림픽 유치신청을 하겠다고 나선 토론토, 단한번도 올림픽개최를 하지 않은 '국제도시' 뉴욕과의 힘겨운 경쟁을 피하기위해 전략적으로 평창보다는 밴쿠버에게 몰표를 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들의 입장은 2010년 동계올림픽을 북미지역의 밴쿠버가 해야 2012년 하계올림픽을 유럽에서 할 수 있는 명분이 선다는 점이다.
때문에 유럽언론들의 평창에 대한 푸대접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심화되고 있다. 유럽언론들은 평창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하지 않을 뿐 더러 가끔은 평창을 북한 평양으로 오기했다. 일례로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가 거행되는 체코의 유력지 프라하 포스트는 6월 20일자에서 평창을 'Pyeongyang, North Korea'로 보도하는 실수를 범했다.
영국의 가디언도 6월 30일자에서 "올림픽의 정치논리는 간단하지만은 않다. 1996년 올림픽개최지로 아테네가 유력한데도 불구하고 애틀랜타가 선정됐고 2004년 올림픽에는 로마가 우세했지만 아테네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하지만 이런 역전 시나리오가 평창에게 다시 재현되기는 힘들 것 같다. 평창이 2010년 올림픽을 개최하면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유치는 혼란에 휩싸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혀 평창의 올림픽 유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북미 "동-하계올림픽 중 하나는 개최해야 한다"**
2010년 동계, 2012년 하계올림픽 중 하나는 북미지역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언론도 평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면을 많이 강조했다.
스포츠전문사이트 CNNSI는 6월 30일(현지시간)"한국이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에서 딴 20개의 메달가운데 19개는 모두 쇼트트랙 한 종목에 집중돼 있으며 2008년 하계올림픽이 베이징에서 열리기 때문에 IOC가 또다시 아시아에 올림픽을 할애할 것같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와는 반대로 CNNSI는 밴쿠버의 동계올림픽 개최를 TV시청률과 연결시키며 동계올림픽 개최지 투표를 경제논리에 맞추었다.
CNNSI는 NBC가 2010년 동계올림픽, 2012년 하계올림픽의 중계권료로 사상 최대액인 22억1백만달러에 IOC와 계약했다는 내용을 부각시켰고 NBC의 스포츠담당 사장 딕 에버솔이 밴쿠버가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인터뷰 내용을 같이 게재했다.
CNNSI는 "뉴욕, 토론토와 같은 동부라인에서 하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좋지만 여름에 비해 적은 수의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겨울철에 펼쳐지는 동계올림픽이 시청률면에서는 더 가치가 크다"라며 노골적으로 밴쿠버의 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한 미국의 반사이익을 표현했다.
또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참가해 동계올림픽의 상품가치를 높였던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은 2010년 동계올림픽이 밴쿠버에서 개최돼야 NHL의 모든 스타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다며 IOC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스포츠계 전문가들은 만약 밴쿠버가 2010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한다면 2012년 하계올림픽은 뉴욕, 토론토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IOC를 자극할 것으로 보고있다.
유럽과 북미의 이권다툼이 극심한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동계올림픽의 지역확산을 명분으로 내세운 평창에게 과연 IOC위원들이 순수한 올림픽정신으로 표를 던질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