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내년에는 국방비를 증액하되 적자예산을 짜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예산을 제외한 나머지 부처의 예산은 거의 올해 예산과 비슷한 동결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심각한 경기불황으로 세수가 늘어날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내년 적자재정 편성은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서해교전 1주기를 앞두고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장기적인 재정운용 계획에 대해서는 국채를 발행하고 적자운용을 내년까지 해도 될 것 같은데 우리 국민들이 적자재정을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하기 어렵다"면서 "내년 적자재정 편성은 어렵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전문가가 보면 적자재정을 조금 끌고 가면 괜찮지만 국민합의가 없으면 어렵다"면서 "어떻게 보면 빚을 한꺼번에 갚아 버리면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경제 전체가 심각한 교란을 일으킨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방예산은 지속적으로 증액할 것”**
노 대통령은 그러나 "내년에 다른 곳은 늘릴 데가 없으나 국방예산은 늘릴 것"이라면서 "국방 예산은 지속적으로 증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군 사기를 위해서도, 여러분에게 박수받기 위해서도 아니며 자주국방하자면서 국방비 깎자는 것은 모순이기 때문"이라면서 전반적인 전투력 향상, 용산기지 이전 등을 증액 사유로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가급적이면 거의 모든 사람이 짧은 기간 복무하는 체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군 복무기간 단축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경기불황-총선 때문에 과연 내년도 균형예산 편성 가능할까**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7% 수준인 국방비를 내년에 최소한 3%대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정부 방침과 작금의 심각한 경기침체 등을 고려할 때, 국방부를 제외한 타부처 예산을 거의 동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된다. 정부가 적자예산 편성을 하지 않을 경우 그해 거둬들인 세수내에서 예산집행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GDP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은 3%이하로 급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균형예산' 정책을 취하게 되면 세수도 그만큼 줄어들어 각 부처의 예산이 동결됨은 물론, 최악의 경우엔 사회복지 부문의 예산 삭감까지도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당초 책정했던 올해 추경예산 규모를 당초 4천2백억원에서 추가로 5천억~1조원을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경기침체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과연 내년도에 적자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관가에서는 내년 4월에 총선이라는 정치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선심성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정치권 목소리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정부가 내년도 균형예산을 집행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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