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 논의와는 별개로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기류가 구체화되면서 정치권 재편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들은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연쇄 탈당, 제3의 정당 창당을 추진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민주당 신주류가 추진하는 개혁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다 알지않나”**
탈당 논란은 김부겸 의원이 18일 오후 지구당 운영위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비롯됐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면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재를 뿌리는 것 같아 거취 표명은 전당대회가 끝난 뒤 신당 추진 일정에 따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19일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일부 사람들의 회의실 분위기를 전한 것이며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지금은 한사람의 거취가 문제가 아니라 흐름을 만들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다 아는 것 아니냐”고 말해 조만간 개혁파의 집단 움직임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탈당을 고심중인 의원들은 김 의원 외에 김영춘 이우재 안영근 서상섭 김홍신 의원 등 ‘국민속으로’ 멤버가 주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탈당을 결행할 시점은 전당대회 이후 당내 구도 변화와 여권의 신당 논란의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정계개편 신호탄?**
주로 수도권이 지역구인 이들은 “한나라당으로는 안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현재의 당 구조로는 내년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크다. 이들은 현재 진행 중인 한나라당 대표경선에도 “달라질 것이 있겠느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왔다.
대표경선에 나선 대부분의 주자들도 그동안 보수파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온 이들의 탈당에 별반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이들의 탈당 결행은 시점이 문제였을 뿐, 오래전에 기정사실화 된 것이었다. 따라서 5~6명선에 불과한 이들의 탈당이 한나라당에 주는 충격파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보수중진들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탈당 여부가 주목되는 것은 정치권이 보-혁 구도로 재편될 수 있는 자극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움직임을 본격화하면 민주당 신주류의 독자적인 신당추진 흐름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개혁그룹에 대한 일종의 ‘외부적 자극’인 셈이다.
일각에선 민주당 신주류가 구상하는 신당과는 별개로 제3의 신당을 창당하고, 총선을 전후해 합류하는 수순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탈당 뒤 곧바로 민주당 신당 흐름에 합류할 경우에 예상되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 내부 의견이 제각각이고 탈당 이후의 구체적인 시나리오에 대해선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21일 모임을 갖고 향후 진로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단일한 입장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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