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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밥그릇 챙기기’ 추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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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밥그릇 챙기기’ 추태

의원연금법 추진, 정책위원 증원 합의

여야가 연일 민생과 무관한 극한 정쟁을 펼치면서도, 국회의원 연금법 제정과 정책연구위원 확대 등 자신들의 '복지'를 위해선 일심동체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대다수 국민이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마당에 웬 어이없는 '실속 챙기기'냐는 비난이다. 세간에서는 의원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낙선시를 대비한 노골적 이권 챙기기가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던지고 있다.

***국회의원 연금법 물밑 추진**

민주당의 정대철 대표는 1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동교동 사저로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나라에만 의원 연금이 없는데 김운용 의원께서 ‘제가 하겠다. 욕 얻어먹을지도 모르지만 의원연금은 내가 만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여론의 반발 속에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국회의원 연금법이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회의원 연금법은 일정 연한이 지난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은 재임 중 소위 ‘떡값’이라고 불리는 음성정치자금 수수를 막기 위해선 연금으로 노후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제위기가 심각하던 지난 1997년에는 신한국당,국민회의,자민련 등 여야총무 합의로 연금제 도입을 추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IMF사태 발발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독한 불신으로 그동안 입법 시도가 번번히 좌초됐다.

의원연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운용 의원측 관계자는 12일“복지국가의 완성은 연금과 보험인만큼 국회의원들의 연금법도 당연히 필요하다”며 “김 의원이 정대철 대표와 친분이 두텁기 때문에 사석에서 그런 얘기가 오갔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당장 제도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해 김 의원이 법안 마련을 주도하는듯 비치는 데에 대해선 경계했다. 곱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원연금 입법은 이상수 의원 등이 지난 2000년 원내총무 경선 출마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을 정도로, 민주당내 공감대가 넓다. 한나라당 역시 의원연금법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국회 사무처가 발표한 <2002년 국정감사 결과-시정 및 처리요구사항에 대한 처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의원 연금제도에 대한 요구에 대해 2003년 상반기 중에 국회의원공제회제도 등에 관한 연구용역을 시행키로 명시하는 등 입법화 수순 밟기에 돌입한 분위기다.

전직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측도 퇴임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직 국회의원들을 예로 들며, “국회의원들이 은퇴후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임기 중 소신껏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의원 연금법은 정치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입법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65세 이상의 전직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매달 50만원가량 지급되는 ‘연로회원 지원금’조차 법률상 근거가 없어 “예산을 책정하는 국회의원들의 권력남용”이라는 비난이 비등한 마당에, 국회의원 연금법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국회의원들의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냐는 비판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국회의원들이 미국,영국,프랑스 등 외국의 예를 들어 의원연금법을 도입하려 하기 전에, 먼저 낙후한 정치수준과 부패 문제부터 자체 청산한 뒤 국민에게 의원연금법 도입을 호소하라는 질책이다.

***정책연구원 숫자 두배로 늘리기로 합의**

여야는 의원연금법 추진과 함께 국회에서 근무하는 정당출신 정책연구위원 숫자를 현재 32명에서 70여명으로 대폭 늘리기로 하고, 이를 위해 ‘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임용규칙’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 중에 전격 처리키로 합의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의석 비율에 따라 현재 한나라당은 19명, 민주당은 13명의 정책연구위원을 두고 있다. 양당은 모두 ‘원내정당화’와 국회의 입법 및 정책개발 기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이를 위해선 국회의원 보좌에 필요한 정책연구위원 증원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다수 정당출신 정책위원들이 특정 분야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입법 보좌보다는 정당업무에 치중해 온 것이 사실이고, 각종 선거 출마를 위해 교체되는 일이 빈번해 선거를 위한 경력쌓기 코스가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온 점을 보면 이 또한 명분을 앞세운 실속챙기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또한 당 사무처 요원들이 돌아가면서 정책위원을 맡고 있는 것이 관례인 것을 비추어 볼 때, 여야가 정책연구위원 숫자를 늘리려는 속셈은 중앙당의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잉여인력을 국회에서 소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게 주위의 따가운 눈총이다.

특히 국회는 이미 의원들의 입법기능 보좌를 위해 법제예산실을 대폭 강화했으나 실제 의원들의 활용도는 극히 미진한 상황이다. 무작정 정책연구위원의 정원만 늘리고 보자는 주장은 국민의 혈세를 축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게 지배적 여론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는 정책위원 숫자 배정을 여야 나눠먹기 식으로 하지 않고, 전년도 의원입법 활동을 누가 왕성하게 했는가에 따라 일을 많이 한 의원에게는 많은 정책위원을 배정해주고 있다"며 "의원들이 정책위원을 늘린 뒤 과연 얼마나 열심히 입법활동을 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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