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는 11일 일본의 유사법제 통과에 대해 “최근 일본의 움직은 각종 위급 상황시 미국이 한국을 방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일본이 평화유지 활동에 있어서 더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이런 변화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날 오전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밝힌 이같은 입장은 미국 정부에서 일본의 유사법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의미한다. 이는 유사법제와 관련 한국, 중국, 대만 등 주변국가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 시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민주당 김근태 김성호 김영환 한나라당 김부겸 개혁당 김원웅 의원 등 ‘반전평화의원모임’과 민주당 김희선 이창복 심재권, 한나라당 남경필 안영근, 자민련 송광호 의원 등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 등 상당수 의원들이 “유사법제 폐기 운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허바드 대사의 이같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반전평화의원모임의 김원웅 개혁당 대표는 지난 9일 “미국이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전략으로 미일 안보동맹을 중시하는 입장을 공화당 정부는 선명히 하고 있다”면서 “유사법제의 배경에 미-일안보동맹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본의 최근 움직임 환영할 만한 것”**
허바드 미 대사는 ‘한국, 중국 등은 유사법제 통과와 관련 일본의 재무장과 군사대국화를 우려하고 있는데 미국의 시각은 어떠냐’는 질문에 “한미 관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은 일본과 상호 방위 조약을 맺은 동맹국”이라면서 “일본의 최근의 움직임은 일본이 자국 방위 능력을 증대시키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역할을 증진시키기 위해 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이것은 역내 안보뿐 아니라 한국의 안보에도 보탬이 된다”면서 “미국은 한국을 방위할 굳건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일본의 군사력에도 의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0년전 한국전쟁 당시 한국과 미국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때, 이런 평화 유지 활동의 필요성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일본의 최근 움직은 환영할 만한 것이며 역내 평화를 증진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추가적 조치, 군사행동으로 해석하지 않아”**
한편 허바드 대사는 한미,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악화시 검토키로 한 ‘추가적 조치’와 ‘더 강경한 조치’와 관련 "북한과의 대화가 수포로 돌아가면 다른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논리적으로 맞다"며 "그러나 이를 군사적 행동으로 해석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 것은 미국 정부의 오랜 정책이지만 미국의 강경파들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낳을 것인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 "모든 사람들은 전쟁은 우리가 원하는 해결책이 아니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바드 대사는 12일 하와이에서 열릴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와 관련 "지난 번 북한과의 3자회담은 다자간 대화를 여는 중요한 첫 단계였다고 생각한다"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가 계속돼야 하며, 다자간 대화의 형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모두 동의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회담에서는 중국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과 같은 이해 당사국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점에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며 "다음 회담 시기는 북한과 중국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므로 정확히 언제 열릴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허바드 대사는 또 최근 웰던 의원 등 미 하원의원 5명이 방북했을 때 미 국무부 관리가 동행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의원 대표 방북단과 동행한 미국 관리는 미국 정부의 통역사”라면서 “웰든 의원은 스스로 방북단을 구성하여 북한을 방문한 것이며 미국 정부를 대표하여 간 것이 아니었으며 미국 정부의 메세지를 전달한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일 미국 의원 대표단의 방북과 관련해 “쌍방은 조-미관계에서 기본은 대결과 전쟁을 막고 평화적으로 평등하게 공존하는 것이라는 데 대해 견해를 같이 했다”며 “핵문제와 관련하여 쌍방은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데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허바드 대사는 미 2사단의 한강이남 재배치와 대북 선제공격의 관련성에 대해 "우리의 의도는 전적으로 방어적이며 한국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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