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10대 소녀 2명이 미군 병사 18명에 의해 집단 강간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백80km 떨어진 수와이리 미군기지에서 벌어졌다는 이라크 현지언론 보도가 나와 큰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만약 이 보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라크전후 가뜩이나 반미감정이 고조된 중동 전역에서 미국은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게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아스-사흐 "미군 18명이 두 소녀 집단강간"**
이라크의 일간신문 아스-사흐는 미군 병사들이 사진을 같이 찍자며 14세와 15세 이라크 소녀 둘을 군 기지안으로 유인, 18명의 미군 병사들이 집단강간했다고 9일 보도했다. 그후 한 소녀는 현장에서 사망했으며,다른 한 소녀는 그 사실을 알고 수치심을 느낀 자신의 가족들에 의해 살해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사실을 주민들로부터 증언을 들었고 두 소녀의 사체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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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라크 주둔 미군을 총지휘하고 있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같은 보도가 근거없는 것이라며, 이 신문이 후세인 정권을 지지했던 수니파 계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적 음모설'을 제기했다.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발표, “이 보도는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강력 부인하고 “우리는 이같은 주장을 매우 진지하게 접수한 뒤 조사했으나 병원의 진료기록 등을 포함해 이를 뒷받침할 어떠한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어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는 이 보도가 부정확하고, 무책임하며, 미군의 신뢰성과 이라크 국민들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손상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알게됐다”고 비난했다.
중부사령부는 이 신문이 후세인 정권 시절 사담 후세인과 집권 바트당을 지지했었으며, 신문의 아흐마드 알-쿠바이시 회장은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가 단결해 미군에 대항하자고 주장했던 인물이라는 점도 거론했다.
***이라크 신문, “전 주민이 다 아는 사실”**
중부사령부의 주장에 대해 아스-사흐의 편집장인 나아마 압데라자크는 2명의 기자가 주민들로부터 증언을 들었으며 두 소녀의 사체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기사를 다시한번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한 결과 분명한 진실이었다고 주장했다.
압데라자크 편집장은 “모든 수와이리 주민들은 그 사건을 알고 있으며 미군들은 진상 조사를 그리 오래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군이 우리의 보도가 틀렸다는 점을 입증하면 나는 이들 기자 2명을 해고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강간 사건의 진위 공방이 치열해지자 미 중부사령부는 “아스-사흐가 최근 획득한 언론의 자유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 보도를 바로잡고 이라크 언론이 대중들에게 믿을만한 정보의 소스가 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론통제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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