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상배 정책위의장이 9일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해 "등신외교"라고 표현해 파문이 예상된다.박희태 대표도 "얼굴만 쳐다보고 밥만 먹고 온 것 이상의 성과가 없었다"며 노 대통령의 방일 외교를 평가절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노 대통령이 채 귀국도 하기 전에 정상외교 활동에 대해 노골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에 대해 "정치적 금도를 넘었다"며 "한나라당의 초당적 외교 협력 주장이 헛구호였음이 드러났다"고 반발하고 나서 이번 방일 성과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盧 방일 외교, '등신 외교' 표상"**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대통령의 이번 방일 외교는 한국 외교사의 치욕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고, '등신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등신외교'라는 발언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그는 "그렇다. 왜 표현이 이상하냐"고 반문해 '실언'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사용한 것임을 강조했다.
이 의장은 또 "노 대통령이 국빈대우를 받은 것 빼곤 이번 방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박희태 대표도 "공수래 공수거로 현안에 대해 확실한 합의도 없고, 특히 한일간 통상무역 역조에 대해선 하나도 시정이 없는 회담이었다"면서 "성과없이 얼굴만 쳐다보고 밥만 먹고온 것 이상의 성과가 없었다"고 폄하했다.
김진재 최고위원은 "북핵문제에 대한 노무현 정부의 원칙없는 대응이 유사법제 통과를 자초했다"며 유사법제를 규탄하는 국회 결의문 채택을 촉구했다.
송태영 부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국빈방문이라는 형식에 얽매여 수모를 자초한 노무현 정부의 아마추어 외교이고, 유사법제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노 대통령의 납득하지 못할 발언"이라며 "국민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킨 방일 준비팀의 문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사법제 통과 놓고 양 정상이 싸워야 하냐"**
이에 대해 민주당 민영삼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방일중인 노 대통령이 유사법제를 문제삼지 않았다고 비난한 것은 정치금도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외국에서 국가원수가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는 중에 국내에서 국가원수를 비난하는 야당이 세계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민 부대변인은 또 "한나라당 주장대로라면 정상회담에서 유사법제 통과를 놓고 양 정상이 싸움이라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노 대통령 방일전 유사법제 통과라는 유감스러운 일이 있긴 했지만 세계적 현안인 북핵문제와 관련해 북핵 불용과 평화적 해결원칙에 합의한 외교적 성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 부대변인은 이어 "이런 외교적 성과를 외면한채 유사법제만 문제삼아 비난하는 것은 그동안 한나라당의 초당적 외교 협력 주장이 헛구호였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 "한나라당 즉각 사과해야"**
한편 청와대는 이상배 정책위의장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의 오늘 망언은 국가원수와 국민에 대한 있을 수 없는 모욕"이라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해성 홍보수석은 "건전한 상식에 입각해 볼 때 이런 식의 망언이 나올 수도 없거니와 나온 적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의 방일 성과를 폄하하고, 초당외교라는 새정치의 기본전제까지 무시한 한나라당은 국민앞에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의 방일 성과를 둘러싼 논란은 정치적으로 가능한 일이나,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의 외교활동을 공개석상에서 "등신외교"라는 막말로 폄하한 것은 '상식밖'이라는 비판여론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의 '입'이 나날이 천박스러움의 극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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