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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 ‘염주해프닝’으로 본 야구부정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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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응 ‘염주해프닝’으로 본 야구부정행위

[프레시안 스포츠] 압정으로 공 긁고 사인도둑질까지

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 메츠의 서재응 투수는 '제구력의 마법사' 매덕스와 대등한 투구를 하며 4회까지 애틀랜타 강타선을 무안타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5회 애틀랜타의 바비 콕스 감독은 서재응이 팔에 차고 있던 염주를 문제삼아 심판에게 항의했고 서재응은 염주를 빼고 투구를 해야했다. '염주 해프닝'으로 갑자기 투구리듬을 잃은 서재응 투수는 곧바로 앤드류 존스에게 홈런을 허용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서재응 투수의 '염주 해프닝'을 놓고 야구 전문가들은 "서재응이 착용한 염주가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보석류 착용금지'규정에 대한 위배 여부를 따지기 전에 애틀랜타 게임에서 봤듯이 염주착용으로 상대팀의 항의를 받으면 오히려 자신의 투구리듬을 뺏긴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진> 서재응

***부정투구의 대가 게일로드 페리**

서재응의 '염주 해프닝'이나 과거 김병현 투수의 '파스 해프닝'은 고의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의 부정행위(cheating)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메이저리그의 룰과 문화를 미쳐 꼼꼼이 챙기지 못해 일어난 문자 그대로 해프닝이었다.

야구에서의 부정행위는 주로 압정, 샌드페이퍼 등의 도구로 공의 흠집을 내는 투수들과 압축배트를 사용한 타자들에게 나타났다.

'부정투구' 하면 떠오르는 투수는 '스핏 볼'의 대가 게일로드 페리. 생애통산 314승 256패를 마크, 1991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페리는 특히 1972년(AL, 클리블랜드), 1978년(NL,샌디에이고)에 사이 영상을 수상해 양대리그의 사이 영상을 석권한 첫번째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페리는 공에 침을 발라 던지는 '스핏 볼' 등의 부정투구로 팬들의 질타도 많이 받았다. 타자들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심한 변화를 일으키는 페리의 교묘한 '스핏 볼'에 많이 당했다. 우익수 수비의 교과서로 불리는 앨 캘린(디트로이트)은 "게일로드 페리는 1루수에게 압핀을 주고 견제를 할 때 공에 상처를 내달라고 부탁을 했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벨트안에 압정숨기고 있는 투수들을 많이 봤다"**

1988년 래리 소렌센은 부정투구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를 만들어냈다. 소렌센은 메이저리거로서 마지막 해인 1988년 전 소속팀 시카고 컵스를 만나게 되었다. 시카고 컵스의 포수 조디 데이비스는 옛 동료 소렌센이 글러브에서 샌드 페이퍼를 꺼내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주심에게 항의 했다.

눈치가 빠른 소렌센은 손톱크기 만한 샌드페이퍼를 땅바닥에 떨어 뜨리고 발로 밟고 있었다. 주심은 마운드로 달려와 소렌센의 글러브와 유니폼을 조사했지만 전혀 증거를 찾지 못해 게임을 속개 시켰다.

선수 생활동안 이런 방법으로 부정투구를 했던 소렌센은 단한 번도 심판에게 적발된 적이 없었다. 훗날 야구관계자들은 소렌센에게 "왜 이런 위험을 감수하며 부정투구를 하느냐?"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다. 소렌센은 "샌드 페이퍼로 살짝 공을 긁으면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의 변화를 나도 예측할 수 없다"는 대답을 했었다.

한 템포 빠른 투수교체와 경기장의 라인을 밟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알았던 명감독 스파키 앤더슨은 "투수들이 압정을 벨트 안에다 숨기고 있는 것을 자주 보았다"고 회고했다. 앤더슨은 "투수들이 공을 긁는데 더 쉽고 효과적인 압정을 놔두고 샌드 페이퍼를 가지고 다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단체 부정행위, 뉴욕자이언츠의 '사인 훔치기'**

우리에겐 '세상에 울려퍼진 한 방(Shot Heard 'Round the World)' 이라는 바비 톰슨의 극적인 홈런으로 유명해진 1951년 뉴욕 자이언츠의 내셔날리그 페넌트레이스 우승에는 '사인 훔치기' 가 큰 몫을 차지했던 것으로 발표돼 충격을 안겨준 적이 있다.

지난 2000년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시 자이언츠의 선수들이었던 몬테 어빈, 살 이바스, 알 게틀이 포수의 사인을 훔친 것을 시인했다. 13.5 게임차로 브루클린 다저스에 뒤지다가 짜릿한 역전우승을 했던 자이언츠의 타자들은 다음에 어떤 구질의 공이 들어 올지 알고 있었다. 자이언츠는 상대팀의 사인을 간파한 뒤 불펜에 있는 버저 시스템으로 타자에게 정보를 줬다"고 보도했다.

자이언츠의 '사인 훔치기' 사건은 미국야구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극적인 자이언츠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신화가 일순간에 깨졌기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 우승팀을 결정짓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린 자이언츠의 바비 톰슨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상대팀 브루클린의 주전 포수 캄파넬라가 부상으로 빠져 백업 포수가 출전해 사인을 바꿨다"며 "사인을 훔치는 것은 자랑할 만한 건 아니지만 내가 홈런을 칠 때는 투수의 구질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톰슨에게 결승홈런을 허용한 랄프 브랑카 투수는 "자이언츠가 사인을 훔쳤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그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기로 했었다 바비와 나는 정말 좋은 친구가 되었다 지금 그런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것이 우습지만 또 다시 바비와 같은 상황에서 맞붙는다 해도 그는 나의 공을 강타했을 것이다" 라며 미소를 보였다.

일부 야구 관계자들은 부정행위를 옹호할 수는 없지만 왜 선수들이나 팀이 조직적으로 그런 행위를 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스파키 앤더슨 감독은 "생존경쟁이 치열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 남기위해 저지르는 부정행위는 전적으로 선수들이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야구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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