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의 처남 민모 형제가 최근 김포시에 병원을 운영하며 80억원의 거액을 대출받은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가 진상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0억 빌려 인수한 병원 경영난, 장례식장 개업 특혜의혹**
건평씨 처남인 민모 형제는 지난 2000년 경기 김포에서 준종합병원급 P병원을 인수해 운영중이며,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80억원 가량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업상황이 좋지 않아 올해 3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채권자들에게 병원건물과 터를 가압류 당해 법원경매(56억원)에 넘겨졌으며, 병원 공사대금과 전기·상수도 등 공공요금도 체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건평씨의 손윗 처남인 형 민씨는 병원 원장(이사장)이며, 건평씨의 진영읍 부동산을 12억원에 낙찰받은 동생은 부원장(이사)으로 자금 결제 등 재정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지난해에는 병원 장례식장 시설을 신설했으나 주차장 문제와 혐오시설 등의 이유로 주민들 반대에 부딪쳐 개업을 하지 못하다가, 노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3월 돌연 영업이 허락돼 그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 당초 주민들 반대로 장례식장 영업을 허락하지 않던 김포시는 공청회를 열거나 공무원들까지 나서 주민 설득작업을 펼치는 등 개업에 발벗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포시는 “병원 내 장례식장은 영업 허가사항이 아니라 신고사항이라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며 “시는 적정시설 규모를 갖췄는지만 점검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작은 처남 신용불량자 해제도 의혹**
병원이사인 작은처남 민씨가 대선직후 두 건의 신용불량이 해제된 점도 의혹을 사고 있다. 병원 경영난이 악화된 점을 미뤄볼 때, 노 대통령 당선후 금융기관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민씨는 지난해 7월5일 제일은행으로부터 빌린 9천만원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처리됐으며, 8월30일에는 우리은행에 3백4만원의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 상태로 떨어졌다. 그러다 올해 1월15일과 4월4일에 각각 신용불량 상태에서 해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의료계에 따르면, 형 민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의료분쟁연구소, 법의학연구소의 소장 등을 역임하며 환자의 의료분쟁을 상담해왔으며, 과다한 수임료를 챙겨 지난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사고 칠 가능성 있다”**
건평씨 두 처남의 병원 의혹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건평씨의 처남들이 병원을 운영중이며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80억원 정도를 대출받은 것으로 안다”며 “이런 경우 통상 '사고 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통령 친인척 관리 차원에서 이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같은 언급은 이미 민정파트 차원에서 내사가 진행중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청와대는 노건평씨 의혹이 나날이 확산되자 크게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박희태 한나라당대표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노건평씨 의혹과 나라종금 의혹을 집중거명하며 특검 가능성까지 선언할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노대통령 취임직후 세간에서 노건평씨에게의 장관청탁 민원, 경찰 및 국세청 인사개입설 등이 제기됐을 때 민정 파트가 일벌백계의 엄정한 자세로 건평씨 문제를 처리하지 못한 결과 지금 와서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기에도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게 아니냐"며 민정 파트의 업부방식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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