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무보수 명예직인 특별보좌관을 십수명 임명하려던 계획을 일단 유보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판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다.
***"비판여론 때문에 고민중"**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그동안 대통령 특보를 두는 문제를 놓고 내부에서 논의가 많았지만 노 대통령이 직접 재가한 바는 없다"면서 "특보제 신설과 대상 등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비판여론도 있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측은 지난 16일 정무특보에 이강철 민주당 개혁특위 위원, 노동특보에 김영대 개혁국민정당 사무총장, 문화특보에 이기명 전 후원회장이 각각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 장관, 지난해 민주노동당 후보로 울산시장에 출마했던 송철호 변호사, 민주당의 이성재 전 의원 등 10여명을 특보로 기용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당시 방미중이던 노무현 대통령이 귀국하면 곧바로 결제를 받을 계획임을 내비쳤다.
***"내년 총선용 아니냐"**
그러나 이같은 특보 기용 계획이 알려지자 정가에서 "대선때 공이 컸던 측근들에게 자리 나눠주기가 아니냐", "특보들을 대거 기용하면 기존 수석비서들과의 업무 충돌로 혼선만 커질 것", "무보수 특보를 양산할 경우 이들이 명함을 과시하면서 여러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크다"는 등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
또 이번 특보 대거기용과 관련해서는 현시점이 신당창당을 둘러싸고 여권내 대립이 치열한 예민한 시기이며, 특히 이름이 드러난 인사들 6명 가운데 4명이 개혁신당 창당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하고 있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노심(盧心)'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당연히 야당도 이를 문제삼고 나왔다.
한나라당은 특보 기용 계획이 알려지자 17일 논평을 발표, "특보로 임명하겠다는 사람 모두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뿐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면서 "행여 내년 총선에 출마시킬 요량으로 경력관리 명함용 특보직을 남발하려는 것 아니냐"며 임명 계획 철회를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특보 임명 계획은 노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검토돼 온 사안이며 유인태 정무수석이 취임후 "대통령은 한 1백명쯤 두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밝힌 것처럼 노 대통령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추이 등을 보며 재추진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김대중대통령 시절에도 논공행상 차원에서 특보를 상당수 두었었으나 이는 '대통령 특보'가 아니라 '당총재 특보'였다. 그러나 노무현대통령은 당총재직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정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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