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부동산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와 건평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건평씨 명의의 부동산의 실소유주가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노 대통령과의 관련성을 집중 부각시키는 공세를 펴고 있다.
***한나라, “건평씨 비리는 노 대통령과 직접관련”**
한나라당은 23일“건평씨는 노 대통령이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생수회사 장수천의 여신보증인이자 노 대통령 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받아온 사람”이라며 “그와 관련된 비리의혹은 곧 노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부동산 소유주가 수차례 바뀌었지만 노 대통령의 영향권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주고받았기에, 사실상 건평씨 명의로 된 재산의 실소유주는 노 대통령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요컨대 건평씨의 재산 의혹에 노 대통령이 경영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진 생수회사(장수천)가 깊숙이 관련돼 있으며,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 노 대통령의 운전기사였던 선모씨 등 노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사건에 거론되는 것도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관련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건평씨 부동산 파문 중에 노 대통령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국립공원에 별장을 건축하게 된 과정에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이던 노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여부 ▲한국리스여신에 가압류돼 있던 건평씨의 보유땅이 해제되는 과정에서 동원된 30억 자금 출처 등이다.
건평씨 재산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문수 의원은 23일 "보존가치가 높은 국립공원의 자연보전 지구에 어떻게 대통령 일가가 3채의 주택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건축허가를 내준 과정에 대해 청와대가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장수천에 담보로 잡혀있던 건평씨의 진영읍 여래리 부동산 3백여평이 2000년8월 한국리스여신측에 의해 경매에 넘겨지자 이를 건평씨 처남 민모씨가 12억여원에 인수했다"면서 "당시 민씨는 은행대출금 8억원과 노 대통령 운전기사 출신 선모씨의 부인 박모씨로부터 6억원을 빌려 대금을 납부하는 등 자신의 돈은 한푼도 없이 부동산을 인수했으며, 박씨도 당시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담보로 2천만원의 대출을 받고 있던 상황"이라며 민씨의 인수경위와 자금출처에 대한 검찰 조사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노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이기명씨 등이 땅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가압류 해제 자금을 마련했다”는 청와대측의 주장에 대해 "이기명씨도 말로만 하지말고 관련 자료와 증거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배용수 부대변인도 23일 논평을 통해 "청와대측은 건평씨와 이기명씨 등이 30억원을 마련해 한국리스여신의 가압류를 해제했다고 밝혔지만 이씨가 보증인으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생돈 20억원 가까이 날렸을까 의문"이라며 "이씨가 문화특보에 내정된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항간에는 이 돈이 대선과정에서 노 대통령측에 전달된 대선자금 혹은 대선 잔여금 아니면 당선 축하금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며 "검찰도 주저말고 수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건평씨 관련 의혹이 수그러지지 않자 지난 22일 해명자료를 통해 “건평씨에 관해 보도된 내용들은 이미 대선기간에 밝혀졌거나 행정관청이나 리스회사 등을 통해 쉽게 확인되는 내용”이라며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가압류 해제 의혹에 대해 “연대보증인이었던 건평씨의 진영소재 토지가 경매당하고 다른 연대보증인인 이기명씨가 잔존 채무를 대위변제해 채권 잔액이 전액회수됨에 따라 건평씨 소유토지에 대한 가압류가 해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은 건평씨가 “지난해 4월 박연차씨(김해상공회의소 회장)에게 별장이 있는 거제 구조라리 별장과 땅을 팔아 장수천 빚을 갚았다”고 말한 부분과 차이가 있다.
한편 건평씨도 자신의 재산형성 의혹은 물론 노 대통령의 연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김문수 의원 등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문제가 법정으로 비화될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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