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10시 남북 양측은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실무접촉 전체회의를 가졌다. 모두발언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은 "오늘 처서라 그러는데 온 국민이 시원해질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내자"고 말했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적십자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은 "북남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혔다고 하는데 적십자인들이 그 실마리를 풀어나가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하자"고 답했다.
▲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 오전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는 남측 이덕행(오른쪽) 수석대표와 북측 박용일 수석대표 ⓒ통일부 |
이날 오전 회의에서 남북 양측은 대면 상봉의 시기, 규모, 장소와 화상 상봉의 방법 등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대면 상봉과 화상 상봉을 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입장이) 같은데 시기, 규모, 장소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눠야 한다"며 양측이 이를 놓고 이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면 상봉의 시기, 규모, 장소 중 어느 부분에서 남북이 의견이 다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정부 입장은 가급적 많은 인원이 조속히 상봉한다는 것"이라고 밝혀 정부가 장소보다는 규모에 집중해 상봉 문제를 풀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추석 전후로 계획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과 별도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생사주소 확인 △서신 교환의 문제 △국군포로 및 납북자 생사주소 확인 등의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에 대해 북한은 (오전회의에서) 아무 말이 없었다"며 이후 접촉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북측이 이번 회담에서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식량 및 비료지원과 수해복구 지원 등 인도적 지원 문제는 오전 회의에서 별도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측이 전체회의에서 인도적 지원 문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우리가 제시한 것 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회담이 진행되는 것을 봐야 한다"고 답했다. 이번 회담이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회담인 만큼 북측이 회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남북 양측은 제19차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는 것이 된다. 지난 1985년 첫 이산가족 대면 상봉을 시작으로 남북은 지금까지 대면 상봉 18차례, 화상 상봉 7차례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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