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 민주당 의원이 나라종금 쪽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을 재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14일 김 의원을 다음주초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께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김의원 측에 나라종금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실제로 자금이 전달됐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중이다.
김 의원의 소환조사는 그가 김 전대통령의 첫째 아들로서 '동교동계'의 상징적 구심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정치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구속된 데 이어 박주선 의원이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알려지자 민주당 구주류는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김홍일 의원 최측근 정학모 영장 청구**
검찰은 김홍일 의원에게 나라종금쪽으로부터 거액의 금품이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김 의원의 최측근인 정학모 LG 스포츠단 고문(전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난 13일 밤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측은 "나라종금과 관련, 정씨를 알선수재 혐의로 용인 수지 자택에서 '피의자성' 참고인 신분으로 임의동행해 조사중"이라고 밝혀 정씨가 나라종금 측에서 거액의 금품과 함께 청탁을 받아 사법처리 대상임을 내비쳤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받은 돈을 김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씨가 김 의원과 나라종금을 잇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정씨의 혐의가 입증되면 15일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씨는 지난해 '이용호 게이트'와도 관련, 한나라당 등으로부터 이용호씨의 정관계 로비의 막후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지난 2001년 김홍일 의원이 이용호씨의 로비스트로 알려진 여운환씨를 2차례 만난 것도 당시 정씨와 동행했던 제주도 휴가지에서였다.
김홍일 의원이 사법처리될 경우 김대중 전대통령의 세 아들이 모두 사법처리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현재도 김 전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는 옥중에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김홍일 의원의 수뢰혐의가 입증되더라도 현재 김의원의 건강이 안좋은 상태여서 불구속 입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김홍일 의원이 동교동계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동교동계로 대표되는 민주당 구주류는 또한차례 도덕적으로 치명상을 입게 될 것으로 정가는 분석하고 있다.
***한광옥 구속수감, 박주선 조만간 소환**
검찰은 14일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1억1천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을 영등포구치소에 구속수감했다.
검찰은 한 최고위원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임하던 2000년 1월초 김호준 전 회장에게서 금품을 제공받고 이기호 전 경제수석과 만남을 주선한 일 외에 당시 청와대 금융비서관이던 J씨(미국 체류)를 소개해준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또 나라종금 2차 영업정지를 8일 앞둔 2000년 1월14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나라종금의 부실금융채권 1천3백억원을 인수하는 등 당시 나라종금에 유리한 여건이 잇따라 조성됐던 것도 김 전회장의 한 최고위원에 대한 로비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으로부터 2억~3억원을 받은 박주선 민주당 의원도 곧 소환을 정식 통보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밖에 이날 오전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기각된 노무현 대통령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을 재소환, 2000년 9월-2001년 3월 생수회사 매각과정과 추가 정치자금 수수 여부 등을 보강조사했다. 검찰은 안씨가 김호준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효근씨한테서 받은 2억원 이외에 추가로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안씨를 이르면 내주초 다시 불러 영장재청구 여부를 최종결정키로 했다. 검찰은 안희정 부소장만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민주당 구주류를 겨냥한 표적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할 위험이 큰 만큼 혐의만 입증되면 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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