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 12개 부처의 간부급 공무원에 대한 ‘골프접대’와 관련된 첩보를 입수,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또 검찰은 최근 수도권 지역 검찰청의 간부급 검사에 대한 비위사실을 확인하기위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이 검사와 돈거래를 한 의혹이 있는 주변사람들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등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감찰 조사에 착수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청와대, 검찰 등 권력기관을 위시로 정부 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내부 감찰의 신호탄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청와대 ‘골프 접대’ 조사 착수**
청와대는 재정경제부, 산자부 등 12개 부처의 간부급 공무원 12명이 직무와 관련된 공기업에 골프 예약과 함께 항공료, 숙박비 등 체재비용의 부담을 요구했다는 첩보를 입수, 조사에 착수했다.
청와대가 입수한 첩보의 구체적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경제부처에 소속된 이들 공무원들은 이달 20일 이후 주말을 이용, 1박2일 일정으로 국내의 한 골프장을 이용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실로 확인되거나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각 부처 감찰팀에 자료를 넘겨 감찰케 하거나, 심각한 상황이라면 감사원으로 하여금 직무감찰에 나서도록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와 비슷한 형태의 골프모임에 대한 조사 등 소위 골프 사정은 기획하고 있지 않으며, 첩보가 들어왔기 때문에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브로커 접촉 검사 전원조사”**
한편 검찰은 금품.향응 수수 등 각종 비리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검사 30여명을 상대로 자체 감찰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부는 형사사건을 잘 처리되도록 알선해주겠다는 등 법조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로 서울 용산경찰서의 수사를 받고 있는 박모(50·안마시술소 경영)씨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검사 20여명 전원을 상대로 비리연루 여부를 직접 조사키로 했다. 용산서는 2000년 10월부터 작년 8월 사이 구속피의자 가족 등으로부터 사건해결명목 등으로 3차례에 걸쳐 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박씨를 입건,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박씨의 통화기록을 분석한 결과 작년 12월부터 지난달 사이 검사 20여명을 포함한 법조인 30여명의 사무실 등으로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며 "서울 용산서가 박씨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송치하면 본격감찰에 착수, 박씨 휴대전화 통화기록에 등장하는 모든 검사에 대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들과 총 1백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검사 중에는 박씨와 10여 차례 통화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인한 명단에는 서울지검 및 용산서 사건을 관할하는 서울지검 서부지청을 비롯, 여러 지방의 검사가 포함돼 있으며 일부 차장 및 부장검사, 고검 검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검은 수도권에서 근무 중인 부장급 검사 A씨가 서울 광장동 모 주택조합측에 억대의 아파트 입주대금을 대납시킨 혐의를 포착, 감찰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이 검사와 돈거래를 한 의혹이 있는 주변사람들의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까지 실시했다.
검찰은 또 춘천지검 영월지청 검사와 검찰 직원 7명이 재작년 4월 강원랜드 호텔 7개 특급객실에서 무료 숙박 및 향응을 제공받은 내용이 담긴 객실 사용 내역서를입수, 정밀조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감찰부는 엄정조사 방침을 밝히고 있어 연루 검사 중 상당수가 검사복을 벗거나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또 이번 감찰 대상으로 떠오른 검사들 대부분이 지검 부장급 이하들이어서 향후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한 감찰이 실시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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