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파업’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와 정부와의 노-정 협상이 12일 새벽 부분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화물연대는 조합원의 협의를 거쳐 부산항과 광양항의 파업을 풀고 협상에 따라 투쟁수위를 조절해 가기로 해, 최악의 수출대란은 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노정 부분합의로 최악의 수출대란 피해**
화물연대와 정부는 서울 마포구 공덕동 중앙노동위원회에서 11일 오후부터 12일 새벽까지 밤샘 협상 끝에 고속도로 통행요금체계 개선, 다단계 알선 대책 마련, 과적단속 제도정비, 고속도로 휴게시설 확충 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세한 합의내용은 화물연대가 조합원 설명회와 협의를 거쳐 합의문을 공개키로 했고, 다음 협상은 13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파업의 최대 이슈가 됐던 경유가 인하, 지입차주제 철폐, 근로소독세 개선, 노동자성 인정 등의 노-정간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사안들이 여전히 미합의 상태로 남아있는데다, 화물연대와 운송업체간의 산별교섭도 남아있어 파업이 종결됐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태다.
***경유가인하, 지입차주제 철폐 등 민감한 현안 남아**
한편 화물연대와 운송업계는 11일 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로 별도의 노사 협상을 갖고 지역별로 진행되고 있는 운송료 인상협상을 중앙단위 산별교섭 형태로 방식을 바꿔 일괄타결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운송업계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가 사측 대표로 나서고 화물연대는 기존 집행부를 중심으로 협상단을 꾸려 대화에 나선다. 특히, 화물연대는 노-사 협상과 노-정 협상을 동시에 진행시킨다는 계획이어서 어느 한 쪽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전체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상에는 전국운송하역노조 김종인 위원장을 비롯해 화물연대 관계자 11명과 천일정기화물, 대한통운, 한진, 동방, 세방 등의 컨테이너 운송업체 관계자 11명이 참석했으며, 삼성전자, LG전자,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대형 화주사 관계자 및 무역협회 이석영 부회장 등도 참관인으로 참석했다.
***컨테이너 운송업계-화물연대, 산별교섭통한 일괄합의키로**
이렇게 포항과 달리 부산 등지에서의 화물연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컨테이너 업계의 경우 화주가 수만개 업체에 이르기 때문에 협상의 주체를 명확하게 할 수 없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화물연대는 기본적으로 화주가 협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화주가 운송료 인상에 합의하지 않으면, 아무리 운송업체와 운송료 인상에 합의해도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컨테이너 화주 명확치 않아 협상에 어려움**
포항, 광양, 양산 등에서는 포스코, 코카콜라 등이 참석한 운송업체와의 직접 협상을 통해 운송료 인상에 합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컨테이너 업계의 경우 현재 삼성, LG 등의 대형 화주에 직접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화물연대가 단일한 산별교섭을 통한 일괄협상을 요구하고 있어 합의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게다가 한국철강과 교섭중인 창원 마산의 화물연대 경남지부, 한보철강, 환영철강과 교섭중인 화물연대 충청 당진분회 등은 여전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대화 채널 지속적으로 유지해 파업 막아야**
그러나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인한 노-정, 노-사 산별교섭이 성과를 내게 되면, 추후 비슷한 사안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대화 채널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기초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까지 갈등의 여지가 많았음에도 제대로 대화할 창구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사태가 급속히 확산된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현재의 대화 채널을 유지해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대립을 막아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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