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방미를 이틀 앞둔 9일 26개 언론사 외교안보통일분야 논설-해설위원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방미 외교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해 마련된 이날 오찬회는 노 대통령이 취임 후 언론사 관계자들과의 첫 공식적 만남이다. 이날 모임에는 조선,중앙,동아일보도 초청받았다.
***盧 “한미정상회담 욕심부리지 않겠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방미목표에 대해 “새 합의는 거의 없을 수 있다”며 “원칙을 합의하는 선에서, 원칙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선에서 욕심을 부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신뢰를 다지는 정상회담이 되도록 노력하고 그로 인해 원만한 한미 관계가 됐으면 한다”면서 “그러면 경제에 대한 안정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양국 정상회담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국민적 정서도 중요한 만큼 미국 국민들에게 한국이 신뢰할 만한 우방국이라는 점을 설득할 것"이라며 "장차 동북아 전체에서 미국의 이해를 관리하는 데 한국이 꼭 필요한 동반자임을 부각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 성향 따라 다른 조언**
이에 대해 참석한 언론인들은 “부시 대통령과의 개인적.인간적 신뢰관계 형성 및 북한에 대한 인식공유, 코드 일치를 주문했다”고 9일자 청와대 브리핑이 밝혔다.
이날 모임에서는 신문 성향에 따라 서로 다른 조언이 나와 주목된다.
한 위원은 “전화를 통한 정상회담과 달리 직접 마주 얘기하며 쌓는 신뢰가 중요하다”며 공동성명 내용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과 두 정상간 오해와 불신해소를 요청했다.
반면 다른 논설위원은 "한미간 이견도 당당하게 밝힐 것과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민들의 열망을 분명히 전달"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盧, "서먹함을 풀었으면 좋겠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인사말에서 종전에 비해 탄력적인 언론관을 밝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여러분에게서 주로 꾸중을 많이 들었다. 비판하고 방향에 대해 조언하는 게 언론의 사명인 만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때론 서로 다른 정보를 갖고 있는 것 같았고 관점이 다르기도 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하지만 이어 “그러나 대부분 내가 생각이 짧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취임후 가장 탄력적인 언론접근 태도를 보였다. 노 대통령은 또 “언론과 오해나 불편한 점도 많아서 차제에 오늘 오신 분들이라도 서먹함을 풀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오찬에는 이대근(경향), 김상온(국민), 양승현(대한매일), 방형남(동아), 김광원(문화), 유우근(세계), 오림목(연합), 박두식(조선), 이수근(중앙), 이원섭(한겨레), 이병규(한국), 강영철(매일경제), 신영섭(한국경제), 임종건(서울경제), 이용규(내외경제), 이두석(내일), 유석형(파이낸셜), 최남현(코리아헤럴드), 박무종(코리아타임스), 오광균(KBS), 김영일(MBC), 이궁(SBS), 김상욱(YTN), 박용수(CBS), 김석규(MBN), 최승호(PBC) 위원등이 참석했다.
언론계에서는 이번에 노대통령이 언론사를 구별없이 만난 대목을 중시하며, 새 정부의 언론 대응방식이 종전보다 훨씬 탄력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지 않겠냐는 관측을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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