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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와 오염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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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와 오염관리

박근형의 새만금 리포트 <15>

***그린벨트와 오염관리**

정부는 전라북도가 전주권 그린벨트를 해제하더라도 대상 토지 중 60%를 보전녹지로, 40%를 자연녹지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40%를 차지하는 자연녹지는 개발할 수 있다.

개발제한구역에도 사람이 많이 살고 있다. 다만 개발만 제한해서 녹지를 보전하는 것이다. 전주권 그린벨트 인구밀도는 1㎢당 1백43인. 토지이용현황은 임야(林野) 51.8%, 농경지 35%. 완만한 농경지 비율이 35%나 된다. 다른 지역 그린벨트에 비해 농경지 비율이 높은 편이다.

농경지는 그린벨트에서 풀리기만 하면 아파트나 공장을 많이 지을 수 있다. 즉 전주가 거대 도시로 발전하려면 그린벨트가 풀려야 한다. 결론적으로 전주권 그린벨트는 일단 풀리면 잠재적 개발가능성이 매우 높고, 결국 수많은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다. 이에 따라 생활하수가 만경강과 동진강으로 흘러들 것이고 수질오염물질 배출 증가는 필연적이다.

환경부는 만경강과 동진강 유역 오염총량관리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오염 총량을 정해서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그 넓디넓은 수역 중 어느 한 공장장이 석유 드럼통 하나 버려도 잡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총량을 정하는 것도 쉬운 과정이 아니고, 지역 주민이 이에 적극 참여하지 않는 것도 불행한 우리의 국민의식이다.

만경강과 동진강 주변 농경지에서 농민들이 1년간 뿌리는 화학비료를 30% 줄인다?

단순히 생각하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이것도 실상을 알면 의외로 쉽지 않다. 우리나라 농민들은 이미 화학농업에 익숙해 있다. 유기농업 하는 농민은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문제는 농약과 비료라는 것이 한 번 뿌리기 시작하면 계속 더욱 많이, 더욱 많이 뿌려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감기 걸렸을 때 아스피린 한 알 먹으면 쉽게 낳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스피린 먹으면 더욱 아프기만 할 뿐이다. 이건 내 추측인데, 그동안 바이러스가 더욱 내성을 가져 이제 아스피린쯤은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아스피린을 잡아먹는 것이 아닐까 의심을 떨칠 수 없다.

처음 홍콩 무협영화가 인기를 끌었을 때, 주인공은 갖은 고난을 뚫고 모자라는 실력을 정신력으로 버텨가며 원수를 갚았다. 이런 영화가 식상해지자, 더 잘난 사람이 주인공으로 나왔다. 그는 순식간에 나무 사이를 날아 다녔다. 또는 독특한 무술을 담은 위진남북조 당시 비밀책을 우연히 구해 눈 감고도 상대방 공격을 막아냈다. 이런 주인공도 식상해지자, 이젠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하늘을 날아 다녔다. 손에서 레이저를 내뿜었으며, 주문 한 번 외우면 몇 십리를 공간이동 했다.

이렇듯 한 번 뿌리기 시작하면 더욱 많이 뿌려야 한다. 우리나라 실상은 어떠한가. 고추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는 매일 고추를 먹는다. 한국 사람이 김치 안 먹고 어떻게 살 수 있는가. 그런데 고추라는 것은 씨를 뿌려서 거둘 때까지 농약을 15번 뿌린다. 내가 더 충격을 먹은 것은 마지막으로 뿌리는 농약이 색깔을 붉게 하는 색소농약이었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너무 많이 알아도 병이다. 전라북도나 농촌진흥청 공무원이 대한민국 농민들에게 다가가 “비료 30%를 줄이시오”라고 말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웃기고 있네!”라는 대답을 듣는 것이 다행일 것이다. 성질 나쁜 사람 만나면 두들겨 맞을 것이다.

동진강이 만경강보다 깨끗하고, 동진강은 새만금호에서 만경강과 만나며, 이에 따라 새만금호 수질도 좋아진다?

동진강이 만경강보다 깨끗한 것은 사실이다. 농업기반공사의 선전물을 보면 동진강은 분명 새만금호에서 만경강과 만난다. 그러나 동진강도 만경강보다 깨끗하다는 것이지, 동진강이 전혀 문제없는 것은 아니다. 새만금 지역 어민들은 방조제를 완전히 쌓으면 동진강도 썩는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흐르는 물은 깨끗하고 고인 물은 더럽다.

물론 농업기반공사는 고인 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물이 계속 순환하고 2.5개월만에 바다로 빠져나가도록 배수갑문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그 넓디넓은 새만금에서 3백68.5m 길이 배수갑문과 287.5m 길이 배수갑문으로 물을 조절한다?

물 순환주기가 2.5개월이면 여름철 새만금호에 녹조현상(綠藻現象)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다. 남조류는 물의 색을 녹색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처럼 변색시키고, 이 물을 마신 소를 죽일 정도의 독소를 배출할 수 있다.

독일․네덜란드 등 북유럽을 여행한 사람들은 수많은 운하가 있는데도 운하에서 녹조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점을 궁금해 한다. 그 까닭은 너무나 단순하다. 운하에 물이 체류하는 시간을 1개월 이내로 유지하는 것이다. 여기에 정기적으로 바닥을 긁어낸다. 새만금호 물 순환주기는 1개월이 아니라 2.5개월이다.

그래도 새만금호 수질을 농업용수 기준으로 맞출 수 없어 나온 대책이 금강호 물을 만경강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주인과 손님이 바뀐 것이다. 왜 그런가?

동진강과 만경강 물을 끌어들여 농업용 호수를 만드는 것이 새만금호 조성 목적이다. 그런데 만경강이 더러우니까 1년 3백65일 중 2백66일 이상 만경강 물을 모두 수로를 통해 바다로 버리고, 금강호 물로 보충하겠다는 것이다.

수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고, 만경강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각종 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해 가동한다. 뿐만 아니라 축사에서 나오는 가축분뇨를 완벽하게 처리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일이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해도 물이 더러워 바다에 버리고 남의 동네 물을 끌어다 쓰겠다? 삼척동자가 고개를 갸우뚱거릴 일이다.

이렇듯, 새만금사업에 있어 수질대책이라는 것을 면밀히 살펴보면 억지에 억지가 겹겹이 쌓여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실현 불가능한 대책을 모두 동원해야 간신히 4급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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